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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석 Apr 30. 2018

꿈의 직장은 어떤 곳일까

#직장을즐겁게 #17

완벽한 직장이라는 것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어차피 완벽한 직장이란 것은 없는 걸'이라고 생각하면 일하는 것이 즐거울 리가 없다. 직장인이라면 존버 따윈 잊고, 1) 지금 있는 곳을 일하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거나 2) 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직장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1. 회사의 지향점이 명확하다


지향점(Mission)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에이 그런 거 다 개 뻥이에요.

솔직히 까보죠. 다 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니가요?


실제로 외부 컨설팅사를 써서 그럴 듯 한 내용을 기업페이지 한 구석에 이쁘장하게 올려놓는 회사도 있다. 정작 직원들은 그 존재를 모르거나, 외우긴 했는데 일할 때는 전혀 활용할 수 없는 내용이긴 하지만 말이다. 


지향점과 별개로 실제로 매출이나 이익 자체가 목표처럼 보이는 회사도 있다. 이런 회사들의 의사결정 기준은 매출, 이익을 낼 기회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반면,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하는 회사도 있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을 연결하려고 하고, 사람들을 화성에 보내고 싶어한다. 무엇이든 검색하면 답을 찾아주려고 하고, 당연한 것을 다르게 생각하며 사람들의 삶의 경험을 송두리째 바꾸어놓는다. 뭔가 하다가 얻어 걸리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잡고 가는 길에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가능성을 만나고 실현하는 것이다.


매출 그 자체가 목표인 회사를 꿈의 직장이라 부르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많은 연봉을 준다고 해도 말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같이 일하는 동료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없다면 일이 즐거울 수 없기 때문이다. 


2. 어떻게 일하는 것이 좋은가가 공유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일하는 것이 필요한가에 대해 끝없이 논쟁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은 중요한가, 아니면 시간낭비인가.


가령,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방식에 대해 강조하는 것은 아래 다섯 가지이다.


- Focus on Impact 집중하라

- Move Fast (집중할 만큼 중요한 것을 찾았다면) 빠르게 적용하라

- Be Bold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 Be Open 무엇이든, 누구에게든 투명하게 공유하라

- Build Social Value 우리가 하는 것이 사회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


단지 좋은 문구 다섯가지를 갖다 놓은 것이 아니라 각각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물론, 페이스북의 방식도 정답이 아닐 수 있다. 가령 '집중(Focus on Impact)'보다는 '위험분산(한 바구니에 여러 달걀을 넣는 것을 피하라)'이 필요할 수 있다. '빠른 실행(Move Fast)'보다는 한땀한땀 완성도에 더 가치를 둘 수도 있다. 선 실행 후 대처를 기반으로 하는 페이스북의 문화는 개인정보 이슈처럼 사회적 혼선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일하는 방식은 회사마다 다를 수 있다. 누가 더 좋은지 경쟁할 필요도 없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3. A급인재의 비율이 높다


회사의 방향이 명확하고 일하는 방식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사람들은 '스스로' 움직이게 된다.


단,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에 한한다.


회사의 방향과 자신이 일하는 방향을 같은 선상에 놓고, 무엇을 직접 결정하고 무엇을 누군가와 상의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자질을 필요로 한다. 서로를 보며 자극을 받기도 한다. 경쟁이란 말도 굳이 필요없다. 발견한 것은 공유되고 자연스럽게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일은 결국 사람이 한다. 교육이나 리더십으로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회사의 가치와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는가, 그리고 이 사람들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리더십이 존재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4. 그 사람이 가진 장점에 집중한다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개선하는 것은 없다. 장점과 단점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장점에 집중하고 단점은 (Out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다. 가령, 파랑과 노랑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어설프게 장점, 단점을 섞어버리면 초록색만 가득한 직원들이 된다. 


날카롭게 파고드는 사람,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고 관계를 확장시켜 나가는 사람이 회사에 모두 필요하다. 적당히 날카롭고 적당히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사람들로 변화시킬 필요가 없다. 이렇게 하면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장점을 잃기 때문이다.


단점을 개선하는 것은 굉장한 시간과 노력이 들고, 성과도 그다지 좋지 않다. 단점을 개선하는 것 보다는,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 얼마나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회사에 모일 수 있는가  

- 회사에 필요한 자질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적정한가(리더, 책사, 장수, 장인, 범퍼) 

   : https://brunch.co.kr/@hyungsukkim/26 


회사 차원에서는 기존 직원들의 장점을 확인하고 없는 유형을 보완하고, 직장인 스스로는 자신의 장점을 날카롭게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5. 최소 가이드의 법칙을 따른다


가이드의 원칙은 간단하다. 필요한 부분이 정리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짧을 수록 좋다.


중요한 가이드는 모든 구성원이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세세한 부분이나 표현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이드가 생겨난 원리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 직관적이고 짧아야 한다

- 가이드끼리 서로 상충하면 안된다

- 기억할 필요가 없는 가이드는 어디서 확인할 수 있는지 공유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만든 가이드는 지켜야 한다."


6. 시장과 싸운다


많은 회사가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사이에서 갈등한다. 주로 초창기의 회사들은 절대평가에,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면(그래서 조직에 누가 있는지 서로 잘 모르게 되면) 상대평가로 전환하는 비율이 높게 된다. 


상대평가를 적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평가의 용이성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비교하고, 회사 전체가 아닌 개인 목표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절대평가라고 다 좋은 점만 있지는 않겠지만, 어차피 불완전한 평가 시스템이라면 동료보다는 시장과 싸우고, 그 결과에 따라 평가를 받는 것이 덧 낫다고 생각된다. 


보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이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 부분이 무엇인지와 그 사람과 유사한 사람을 외부에서 얼마나 쉽게(혹은, 어렵게) 대체할 수 있는지의 시장 가치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자기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시장 가치 대비 자신의 역량을 높이려는 노력이 직장인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게 된다. 


7.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수평문화와 위임의 상관관계는 '같이 의논하고 한 명이 결정한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결정은 누군가 다른 사람(ex: 회사의 경영진, 혹은 그로부터 위임을 받은 사람)이 하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회사에 대해서 어떤 의견도 자유롭게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굳이 '님'자를 붙여가며 호칭을 서로 통일할 필요도 없다. '상무님,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할 수 없는 사람이 '님'자를 붙이는 순간 자신의 의견을 갑자기 자유롭게 말하지는 않는다. 나이나 직책과도 무관하고, 반말이든 존댓말이든 하는 것도 부차적인 이슈다.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데에 있어서 '안전한 장치'가 필요하지도 않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충분하다.


만약 어떤 말을 했다고 불이익이 오는 회사라면, 그 회사가 어떤 제도를 만들었다고 해도 똑같이 불이익이 온다. 이것은 제도의 이슈라기 보다는 그 회사의 철학에 담긴 부분이기 때문이다. 신뢰할 수 없는 회사에서 제도를 개선하는 것보다는 그 회사의 문화를 바꾸거나, 아니면 이직을 고려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다.


'꿈의 직장'에 대한 기준은 모두에게 다를 수밖에 없다.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를 그러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나가서 다른 회사를 찾는다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좋은 회사에 들어가면 '기준치'도 같이 올라간다. '이 정도면 된거야'라는 생각보다는 '여기서도 이렇게...'란 부분이 더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어떤 직장에서 일하고 싶은가는,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일러스트 ehan  http://bit.ly/illust_e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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