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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현호 Jan 11. 2016

영어공부의 목적  

영어가 두려운 그대에게  


영어라는 이 두 글자가 압축하고 있는 무게에 대해서 저는 가끔 생각하곤 합니다. 그리곤 이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많은 영어의 데이터양에 놀라곤 합니다. 



세계 지식의 총 양의 약 70프로가 이 영어로 써지고 계속해서 이 생산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하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020년에는 7일마다 정보의 양이 두배가 된다고 하는데 이 속도라면 이 정보의 70프로에 해당하는 영어가 얼마나 중요해지는지는 다시 언급할 이유가 없겠죠?




이런 방대한 영어라는 바다에서 우리가 가진 에너지와 시간을 바탕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한계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그 말은 평생을 해도 영어를 완벽히 마스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 자리를 빌려 먼저 말씀드리기 위함입니다. 


마스터하기 위한 영어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목표 설정입니다. 그 이유는 한국말을 모국어로 하는 우리조차 한국말을 마스터했다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우리도 매일 한국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모르는 단어를 만나고 모르는 콘텐츠에 부딪힙니다. 그 단어와 그 콘텐츠가 우리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전문적인 자신의 필드에 부합하는 내용이라면 그 단어와 콘텐츠는 학습의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의 삶과 무관하다면 그 단어와 그 단어가 표현하고 있는 문장과 문단 그리고 그 전체의 콘텐츠(내용)는 한번 보고 지나가는 데이터에 불과합니다. 


영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경영학자라고 표현을 해 봅시다. 

여러분의 최대 관심사는 경영 전반에 관련된 지식들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지식들을 구성하는 세부 요소가 바로 “어휘”들입니다. 이 어휘들이 각각의 언어에 맞는 문법에 의해서 짜인 유기적 정보가 바로 지식을 형성합니다. 영어의 어휘수는 수십만 가지를 상회하고 있고 더욱 놀라운 것은 이  하나하나의 단어가 수없이 많은 중의적 표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하나의 단어에서 뻗어나오는 가짓수를 생각해보세요!

획득해야 하는 “어휘”의 수가 수십만 가지를 넘어서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을 익히고 암기한다고 한다면 평생의 평생을 몇 번 반복해도 모자랍니다. 더군다나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지식시장이 새로운 신조어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들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어휘”들과 그 어휘들의 조합으로 생성되는 지식을 그 속도에 따라 언어 사용자가 습득 해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먼저 이 불가능을 바탕으로 언어 사용자로서의 우리의 삶의 방향이 결정되는데 그 핵심은 바로 “선택과 집중”입니다.          


우리가 어떤 것에 집중하면 그 곳으로 에너지가 모입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어떤 이유로 자신에게 영어가 필요한지 자신의 필드를 명확히 먼저 정하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그 필드에 속해있는 어휘들,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키워들을 바탕으로 먼저 영어 어휘들을 익혀나가야 합니다. 바로 이런 어휘들이 자신이 가장 많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어휘들입니다. 또한 모를 경우에 가장 많은 불편함을 겪는 어휘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크게 영어를 두 가지로 분류한다면 일반 영어와 아카데믹 영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반 영어는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단어와 표현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대개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수없이 많은 상황(situations)입니다. 쇼핑하기, 전화하기, 은행계좌 만들기, 길 찾기 등등 이런 상황과 관련된 영어를 우리는 일반 영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어학연수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익히는 영어가 바로 이런 일반 영어입니다.


대개 이민을 목적으로 하거나 일반적인 영어 시험을 치르는 경우에는 이 일반 영어가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 이 일반 영어를 세분화해서 비즈니스 상황에 맞춘 비즈니스 영어가 있고(시험으로는 토익), 또 다른 특수한 상황으로 학문적 필드에서 쓰이는 아카데믹 잉글리시(토플, 아이엘츠, 지알이)가 존재합니다.


여러분의 영어공부의 목적에 따라 여러분이 하셔야 하는 공부가 일반, 비즈니스, 아카데믹 잉글리시로 나뉩니다. 사실 이 나뉘는 분기 점은 애초부터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공부해나가다가 고급능력에 들어서면 나눠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문법과 필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기본 어휘들은 일반 영어나 아카데믹 잉글리시나 같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영어공부를 앞서 필요한 것이 영어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 3000개의 기본 어휘 그리고 영어문법입니다. 


이 두 가지를 명확히 하는 것 이 영어공부의 첫 번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때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Keep Calm 시리즈입니다. ^^ 


영어의 기본 어휘 3000개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많은 언어학자들이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언어습관 패턴을 연구하여 조사를 한 결과 그들이 쓰는 90프로 정도의 어휘가 이 3000개의 기본 어휘에 포함된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대개 이 3000개의 언어에 포함되는 것은 아주 간단하고 아주 쉬운 단어들이지만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기본 단어들입니다. 예를 들어 get, run, do 등의 기본 동사와  that과 같이 지시대명사 혹은 관계대명사로 쓰이는 단어들이 이에 속합니다.   이 3000가지의 단어 리스트를 나열해놓은 Oxford advanced learner’s English Dictionary 의 리스트는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줍니다.


영어공부의 필수품. 영영 사전입니다! 영어를 영어로 이해하는데 가장 기본이 됩니다.


먼저 이 3000가지의 단어를 명확히 이해하고 암기하여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3000가지의 단어와 병행해서 기본적인 정통 문법서를 한 권을 정독하시면 아주 좋아요! 이 기본서를 정독한다는 의미는 최소 3 회독 이상을 하고 그 안에 나오는 개념들을 명확히 익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문법서는 20장 (chapter) 정도의 내외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개념들을 명확히 알고 있으면 “문법”에 관해서는 더 이상 학습하실 내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문법에 너무 집착하셔도 안됩니다. 언어는 변화하고 사회의 흐름과 함께 색을 달리하는 패션과 같은 성향을 지니고 있기에 자주 쓰이는 단어도 문법도 변합니다. 우리가 교실에서 배운 영어가 실생활에서는 

그 문법대로 안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인 문법을 익히기 위해서 문법서를 공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 문법에 지나친 집착을 하셔서는 안됩니다. 학습자가 주목해야 하실 것은 문법이 아닌 “어법”, “용법”입니다.


이 수 많은 문장들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은 단어들이 갖는 특수한 용법인 “어법”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런 3000가지의 단어와 문법에 대한 기초를 바르게 세우고 난 뒤에 수 많은 영어문장을 보고 듣고 읽고 쓰고 암기하면서 자신의 기본 뼈대에 살을 붙여 나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언어가 늘고 자연스러워집니다.

이 3000가지 단어와 기본 문법서를 제대로 익히는데 약 1년간의 시간이 듭니다. (하루 3시간 기준 학습 양, 일 년 기준 약 1000시간의 학습량). 


이렇게 기본기를 익히고 난 뒤에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질 높은 영어문장을 많이 접하는 것인데 추천하는 자료로는 권위 있는 영자신문, 영어잡지 등입니다. 처음에 이런 영어문장을 접하면 아주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제 다른 차원의 어려움을 접하게 되는데 그 어려움은 언어적인 어려움이 아니라 그 언어가 담고 있는 내용의 어려움에서 오는 부분입니다. 


자신이 알고 싶은 내용을 영어로 알아보세요. 영어가 더욱 즐겁게 다가옵니다.


만약 법전을 읽는다고 생각해봅시다. 한글로 된 법전을 읽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첫 째로는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이고, 

둘 때로는 그 법전의 기술방식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법전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한글 문법책을 다시 살펴보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 법전 안의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의 단어의 정확한 뜻과 쓰임을 파악하고 문장을 하나하나 차분히 해석해보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부분이 영어에도 적용이 되고 불어에도 적용이 되고 다른 외국어에도 적용이 됩니다. 


영어적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배경지식의 부족과 익숙하지 않은 문체에서 오는 질문을 문법의 부재라고 판단해서 문법서를 다시 펴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문제가 있는 곳에 답이 있으므로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해서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가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른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그것은 고급 정보를 담고 있는 학술지와 신문, 잡지 등을  이해하기 위해서 충분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매일 특정 시간을 내어 

사회의 교양과 자신의 전공지식을 차분히 쌓아나가야 합니다. 


이런 한국어로 된 배경지식(스키마)이 미리 뇌 속에 저장되어 있으면 영어로 그 정보가 쓰여 있을 때 이해도가 훨씬 빨라집니다. 소설로 읽은 작품이  영화화되거나 그 역일 때 우리가 작품을 다른 매체로 바라볼 때 이해도가 빠른 이유는 이미 그 정보를 다른 형태로 머릿속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그물망을 촘촘히 하듯이 우리가 보고 듣고 읽는 정보가 우리의 지식의 그물망에 걸려서 소화될 수 있도록 매일매일 한국어로 된 교양을 쌓아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렇듯 하나의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은 다시 삶의 자세와 태도로 직결됩니다. 하나의 기술을 완벽히 익혀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인내와 끈기를 배우게 되니다. 역으로 그런 끈기와 인내가 없이는 그 기술을 고급단계로 익혀나가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먼저 자신의 관심분야와 전공분야를 파악하고 자신이 왜 영어를 어떤 목적으로 이용하려 하는지를 파악하셔야 합니다.  그다음 자신의 현재를 파악하고 기본기가 충실하지 않다면 1년 정도의 시간 동안 기본기를  갈고닦고 그 위에 수 많은 문장을 익히시길 바랍니다. 그럴 때에 훗날의 언어 공부가 더 큰 탄력을 받아  성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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