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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현호 Jan 14. 2016

영어의 8 품사

영어가 두려운 그대에게 

비가 오는 날이다. 

출근길에 나서는 아빠가 아이에게 현관에서 부탁을 한다. 


"돌 팔아, 거시기 들고 오너라."

"아부지, 거시기가  거시기한데요?"

"머?! 거시기가  거시기하다고?" 

"네, 아무래도 저번에 똥팔이가  거시기해서 거시기 헌것 같아유."

"허허, 거참 거시기 하구만, 그럼 할 수 없지. 알았다."




이게 먼 말이 라디야?

상황을 추가해보자. 


1. 비가 오는 날이다. 

이 하나의 상황만 들어와도 저 거시기는 

우산의 대명사임과 다른 거시기가 없다는 동사의 대동사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형태소(의미를 이루는 최소 단위) 대는 대동사 대용하다. 


모르는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는 그 개념의 정의를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즉 대신 쓰다의 대라는 것에 잠시 집중하자. 

왜 거시기를  거시기하다는 표현을 쓸까? 

그리고 그걸 어떻게 청자와 화자는 모두 알아들을 수 있다는 말인가?


기본적으로 그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언어만으로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눈짓, 몸짓 등으로 또한 소통한다. 

그리고 화자와 청자가 처한 상황이 그들에게 이미 많은 정보를 준다. 


반면 글로만 그 상황을 유추해야 하는 이에게는 

결코 저런 대화를 주어진 문맥이 충분하지 않을 때는 이해하기가 버거운 일이다. 


그래서 더 구체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더 구체적이고 더 생생한 묘사를 위해 수식은 탄생했다. 


모든 학문의 기본은 거기에 쓰인 용어를 명확히  정의하는 일에서 시작한다. 

부분의 정의가 모호해지면 그 부분이 모여 이룬 문장과 문단 그리고 글의 모둠 

전체는 모호함의 덩어리로 빠져든다. 


대개 영어문장의 이해가 어려운 경우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비율 중

아는 것의 비율이 70프로 이하로 떨어질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영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영문에 쓰인 부분 즉 재료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나 영어시간에 

칠판에 가득 적힌 8 품사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다리를 꼬집어 비틀던 기억이 있으리라. 



미안하다. 그 8형제에 대해서 조금 거들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 왔다. 


명확한 정의를 기초부터 해놓으면 훗날 많은 개념이

춤을 추며 디스코를 만들 때

조화로운 앎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불안하면 절대로 부분의 합을 이해할 수 없다.

요즘 유행하는 책 중 7번 읽기라는 책이 있다. 


야마구치 마유 지음


어떤 책이든 7번을 통독하면 내용을 알게 된다고 한다. 

주목할 부분이 있다. 


4장 27 챕터에 나오는 절박함에 사로잡혀 하루 19시간 공부에 매진하다. 

이게 보통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나??

7번 읽다 보면 흐름이 그려지고 외우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는 좋으나 7번 읽어도 머릿속에 그 정보가

체계화되어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지 않는다면 

망각의 화신은 보고, 듣고, 읽은 것을 

단무지로 만들어버린다. 



왜 단무지냐고? 글쎄 노랗고 기다란 막대기 같은 것이 왠지 

무언가 떠올리려 할 때 휑하게 기억창고에 홀로 남은 거시기랄까?



머 암튼 각설하고

본론으로 컴백을 하겠다. 

8 품사에 대한 공부는 7번 읽기 하지 말기 바란다. 

그냥 1번 읽고 이해하며 머리에 담기 바란다. 

미안하다. 암기하란 뜻이다. 

암기를 진짜 하기 싫어하는 이들에게 암기의 효용과 

암기방법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설명한 내용이 담긴 책이 있다. 


토니 추 지음 


본인의 졸저 The Life Vol2. 의 배움에 미치다 4장에 보면 왜 암기가 무조건 

비난받고 헐대 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은 암기라는 활동이 인정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나름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자세한 내용이 필요한 분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도서관에 기증을 많이 해두었다. 꼭 사보지 않아도 좋다)

 

앞으로의 설명에 이 8 품사의 이해는 가히 거시기(기본)이면서도 

정말 거시기(중요) 한 것이니 가볍게 읽고 머릿속에 바로 담아주시기 바란다. 


8 품사:  형용사, 명사, 대명사, 동사, 부사, 전치사, 접속사, 감탄사


조금 쉽게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문장에서 큰 뼈대는 주어와 동사다.  

그 주어와 동사를 둘러싸고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위해서 

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적 수식과

그 밖에 모든 것을 수식하는 부사적 수식이 등장한다. 


아래 대화를 보자.


#1. 원시인의 대화 

A: 야! 호랑이 봤나?

B: 어. 호랑이 봤지.

A: 파란 거 봤나?

B: 어? 검은 거 봤는데. 

A: 뒷동산에 있더나?

B: 아니, 옆 동산에 있던데.

#2. 현대인의 대화 

A: 야! 파란 호랑이 앞동산에서 봤나?

B: 아니, 검은 호랑이 옆 동산에서 봤는데. 



문명이  발달할수록 

상황을 표현하는 언어의 툴도 발달한다. 


더 세부적이고 더 구체적으로 세세하게 묘사를 해낼 수가 있다.

카메라의 화소가 높아지면서 이전에는 담지 못한 것을 세세하게 담아내는 것과 같다. 


좋은 카메라는 현상을 더 세세하게 표현한다.


앞장에서 나는 영어에서의 수식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만 일어난다고 표현했다. 

결국 수식은 그 대상에 대해서 카메라 렌즈를 깊숙이 들이대서 

구체화하고 상세하게 설명해내는 능력이다. 


수식이 많아지면 그 수식을 받는 주체의 무게가 커진다. 

무게가 커지면 사람의 머리에는 인지 과부하가 걸린다.

수식의 구조를 무의식적으로 다 따져서 

그 수식을 받는 피수식어를 계속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래 예를 살펴보자.

나는 빨간 사과를 먹었다.


국토대장정에서 돌아와 발톱이 3개가 빠지고 물집이 

오만상 잡혀서 쓰라림을 겪고도 병원에 가지 않고 눈물을 머금으며 인고의 세월을 보낸 

대구에 사는 나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냉장고에서 막 영천에서 배달되어 

물에 깨끗하게 어머니가 씻어둔 시원하면서도 달고 맛있는 꿀 사과를 

황홀하고 우아하지만 허겁저겁 맛있게 먹었다. 

I ate an apple. 


이 간단한 3 형식의 문형이 저렇게도 길어질 수 있다. 

수식어구가 길어지니 정보가 길어지고,

무게가 커진다. 

읽는 이에게는 인지 부담(인지 과부하:머리에 쥐가 나는 상황)이 걸리고

쓰는 이에게는 수식과 피수식어의 대응관계가 

어긋날 확률이 높아진다. 


수식이 주렁주렁 달린 문장이 비문이나 오문이 될

확률이 높은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수식이 많이 달린 문장의 수식구조를 표현한 다이어그램.


주된 문장은 

it was the custom인데 여기에 

온갖 수식어구가 다 붙었다. 


It was the custom for friends to present him with a bellows and a three-year supply of wax fruit whenever a man in the banking  profession

announced his marriage to a circus pinhead. 


수식어구가 많이 붙어 설계도가 복잡해지면 문장도 길어진다. 

하지만 문장을 보는 문리가 생기면 이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얼핏 무질서해 보이는 바둑알에도 제각기 그 길이 있어 

프로 바둑 해설위원이 이 바둑알을 다 치우고도 복기할 수 있는 것이다. 

바둑의 알에도 길이 있다.



영어문장도 매 한 가지다. 

구조를 알고 수식어의 관계를 명확히 알게 되면 

쓰고, 읽고, 말하고, 들어 이해하는 게 명확해진다. 

(엄밀히 말하면 듣는 차원에서는 

조금 다른 소리에 익숙해지는 훈련이 첨가되어야 한다. 

문자와 소리가 100프로 일치하는 것이 아니므로.)


다시 돌아온다. 


수식은 아래 2가지로 나눠진다.

1. 형용사적 수식:형용사 

2. 부사적 수식:부사


결국 8 품사도 이 어딘가에 속한다. 이 모든 것과 연결이 된다. 

8 품사:  형용사, 명사, 대명사, 동사, 부사, 전치사, 접속사, 감탄사


수식의 중심이 되는 것(피수식어)은 대개 명사와 동사다. 

주어 자리에 오는 것은 명사, 대명사이고 (apple, it)

 => 대명사가 쓰이는 이유는 화자와 청자가 상황으로 미뤄 안다고 판단할 때 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 


이 주어를 수식하기 위한 것은 형용사 (delicious) 

=> 명사를 구체화해준다. (*형용사는 수식하는 때 말고도 2 형식,5 형식에서 보어로 서술의 기능)


명사의 서로의 관계를 표현하는 것은 전치사 (the house beside the lake)

=> 명사와 명사를 붙여주는 아교 같은 역할을 한다. (*전치사의 목적어 개념)


주어의 동작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은 동사 

=> 모든 영어문장의 중심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동작 혹은 동태, 상태를 나타낸다. 


명사를 제외한 모든 것을 수식하는 것은 부사 

=> 동사, 형용사, 부사, 문장의 어떻게 대한 답을 준다.


문장과 문장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은 접속사 

=> 종속, 대등 접속사가 있다. 단어, 구, 절, 문장을 엮어 앞의 단어, 구, 절, 문장에 

대등 또는 종속으로 접속시킨다.


감탄 형태로 문을 끝내는 것은 감탄사

=> 감정을 나타내는 말로써 문장의 어느 부위나 온다.


밑의 부분은 조금 이제 머리가 지리하게 지루할 만도 한데 

틈틈이 읽어서 이해하고 외우면 좋겠다. 


명사 - 

보통명사, 집합 명사, 물질 명사, 고유명사, 추상명사 

조금 지루해 보이지만 이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관사를 붙일 때 큰 변수가 되므로 명확히 알아두어야 도움이 된다. 


여기에 조금 지루한 내용들이 들어갈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은 차후에 명사 파트에서 상세히 다루도록 하고 이만한 설명으로 우선은 넘어간다.


대명사 - 인칭대명사, 의문대명사, 관계대명사, 부정대명사

전치사 - 단어 하나로 전치사 역할을 하기도 하고, 2개 , 3개가 묶여 전치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접속사 - 등위 접속사, 종속 접속사 

8 품사를 다뤄봤다. 


공부를 급하게 하려 해서 남는 게 없다.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머리에 남는가?

얼마나 다시 불러올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이 글을 읽었다면 잠시 덥고 주위를 둘러보라.

세상은 8 품사의 향연이다. 그렇지 않은가? 


생활에 영어를 끌어들이기!! 

그걸 잊지 말아야 이전과는 다른 영어학습의 출발이 된다. 


이번 글에서는 

1) 문장의 효율성을 따지는 영어

2) 구체화된 개체의 설명을 위한 수식

3) 구문론의 가장 기본이 되는 8 품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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