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제 자리

by 티끌

가끔 가만히 아무 발전 없이 그 자리에 멈춰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떤 노력도 의지도 없는 내 모습은 제자리에서 존재감이 희미해져 가는 듯하다. 그 제자리가 나의 자리가 될 것 같아서 무섭다. 제자리에 머물다가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릴까 무섭다. 제 자리가 될까봐.


사람의 의지는 참으로 나약하다. 체력적이든 정신적이든 조금만 힘들어도 마음 한 구석에서 벌써 포기하고 정리할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거 보면, 내 의지는 굳건해질 기미가 안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싶다. 분명 이전에는 충분했던 열정을 되찾고 싶다. 이러한 작은 의지부터 시작해 하나 둘 행동으로 옮기다 보면 제자리를 떠날 수 있지 않을까.


제자리에서 두리번 대기보다는 직접 발로 뛰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내가 되어야지. 제자리에서 누군가 나를 알아봐 주길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행동함으로써 인식시킬 줄 아는 내가 되어야지. 제자리에서 만족하지 않고 조금은 욕심부릴 줄 아는 내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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