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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끌 Mar 30. 2021

우연히

우연을 가장한 인연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른다. 눈 한번 마주치려고, 말 한마디 건네보려고 얼마나 눈치를 보고 타이밍을 쟀는지 너는 모른다. 아마 지금까지도 그저 우연이 쌓인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건 우연이 아니라 온전히 내 노력이었다. 너와 나눈 몇 마디가 그리고 너와 마주했던 그 날의 기억이 내 가슴에 콕 박혀 아직도 남아있다. 혹여나 잊힐까 몇 번을 곱씹어본다.  


  적극적이지 못했던 나를 이제 와서 후회한다. 그저 우연한 마주침에 기뻐하고 만족했던 내가 후회스럽지만, 시간은 되돌릴  없으니 그저  우연함이 너의 기억 속에 남아있기를 바랄 뿐이다. 너의 기억 속에 내가 만든 우연이 하나라도 남아있다면, 그렇다면 조금 위안이   같다.


어렸던 그때, 내 마음은 꽤나 애틋했고 그 마음 다해 좋아했었다고 결국 전하진 못했지만, 이렇게라도 말해본다. 덕분에 조금 성숙해질 수 있었다고, 그때가 참 그립다고 전해 본다. 마음만 먹으면 소식을 전해 들을 순 있겠지만, 더 이상 굳이 애쓰지 않기로 했다. 부디 건강하고 평안하길, 딱 이 정도의 선에서 응원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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