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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끌 Mar 27. 2021

세게 쥐면 부서질지도 몰라

그토록 갖고 싶었던걸 내 손에 넣었지만, 내 욕심이 과한 탓에 혹은 그 사실에 너무 들떠선 탓에 이내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 버렸다. 바스스 부서지는 걸 내 눈으로 보고 있자니 그렇게나 허무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더니, 내 것이 되어버린걸 그 이상으로 탐내는 순간 조금씩 부서지기 시작한다. 어쩌면 탐욕과 집착으로 가는 그 한 끗 차이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잃어버리거나 놓칠 일 없는데 왜 굳이 우리는 뭐가 불안해서 무리해가며 꽉 쥐려고 하는 걸까.


바스스 부서짐을 깨달았을 땐 이미 늦었다. 주워 담을 수도 없고 부서진 조각들을 모아 붙일 수도 없다. 내 손 안에서 부서져 떠나간 것들은 얼마나 되나 잠시 생각에 빠진다. 인간관계부터 물질적 혹은 정신적인 것들까지 한둘이 아닌 거 보면 아직 나는 적당히 쥐는 법을 터득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내 손안에 달걀을 쥐고 있는 듯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다뤄야겠다고 다짐한다. 더 이상은 내 손 안에서 무언가 부서져 흩날리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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