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트위터는 덕질이다.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는 인스타그램이다. 사진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찍은 사진을 올리거나, 다양한 피드를 확인하기 좋다. 물론 페이스북도 자주 확인하긴 하지만, 가끔 친구가 태그 한 게시물을 확인하거나 시간을 때우기 위해 피드를 확인하는 정도다. 혹자는 페이스북에 광고가 너무 많아 지저분해져서 사용하기 싫다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다양한 곳에서 유입된 콘텐츠나 광고를 보는 것이 재밌다고 생각한다. 이런 내가 놀란 것은 10대 청소년들이 트위터를 열심히 하는 것을 본 다음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상승세는 계속되고, 옛날 SNS 하면 가장 먼저 떠올랐던 트위터가 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트위터의 덕을 톡톡히 봤다고 했지만, 내 주변의 반응은 '글쎄'였다. 그런데 지난 앱 에이프의 어플리케이션 사용량 조사에 따르면(16년 6월 기준), 10대~20대 여성이 트위터를 압도적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17년 12월의 같은 통계치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현상의 이유는 뭘까. 그중에 하나는 ‘덕질’에 있는 듯하다.
덕질은 오타쿠 - 오덕후 - 오덕후질 - 덕후질 - 덕질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는 보통 오타쿠라고 하면 애니메이션 중독을 떠올리지만, 10대~20대의 이용자들의 대부분은 ‘워너원’, ‘트와이스’와 같은 아이돌의 팬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아이돌 이름이나 #덕질과 같이 해시태그를 달면서 서로의 활동, 사진과 동영상 등을 공유한다. 일부 손재주가 많은 팬들은 굿즈를 만들어 팔기도 한다. SNS에서 이런 여러 가지 활동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과거에는 팬클럽 단위에서 이루어졌던 일종의 팬덤 현상이, 트위터로 옮겨갔다고 할 수 있다.
트위터 덕질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내 생각엔 ‘팬클럽’에서 활동하기엔 부담스럽고, 자신이 덕질을 할 만큼 열성적인 팬이라는 사실을 겉으로 드러내기 싫을 때 트위터를 이용하는 것 같다. 트위터는 페이스북과 같은 다른 SNS에 비해 익명성이 보장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쉽다. 그래서 이들은 온라인에서는 덕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오프라인에서의 행위에 대해서는 ‘일코’라는 말을 쓴다. ‘일반인 코스프레’라는 용어로 덕질을 하는 온라인에서의 나와 구분 짓는 모습이다. 또한 자신과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쉽게 소통할 수 있어 트위터를 선호하는 것으로 추측한다.
트위터 덕질은 왜 발생하는지, 현상의 이면에는 어떤 배경이 있는지 궁금증이 생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할 만큼 아이돌의 파급력도 어마어마한데, 이것도 트위터와 묶어볼 수 있지 않을까. 성공 비결이 데이터 분석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연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꽤 기대된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은 드는데, 막상 구조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 파랑새는 다시 지저귈까.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