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민감자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기술

세상의 모든 색을 보기에 지쳐버린 당신에게

by 이지현

당신의 머릿속은 잠시도 쉬지 않습니다. 길을 걷다 본 나뭇잎의 미세한 잎맥에서 우주의 패턴을 발견하고, 스쳐 지나간 사람의 슬픈 표정에서 한 편의 소설을 구상하며, 익숙한 멜로디 속에서 전혀 다른 화음을 듣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하나'로 인지하는 세상 속에서, 당신은 수백, 수천 개의 연결고리와 가능성을 봅니다. 이것이 바로 초민감자(HSP)가 가진 창의성의 본질입니다. 우리의 뇌는 세상을 더 깊고, 더 넓고, 더 섬세하게 받아들이도록 설계되었기에,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들으며,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낍니다. 이 풍부한 내면세계는 경이로운 창조의 원천이자, 당신만이 가진 특별한 재능입니다.

하지만 이 특별한 재능은 종종 양날의 검처럼 다가옵니다. 세상의 모든 색을 너무나 선명하게 볼 수 있기에, 우리는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세상의 추함과 고통 역시 남들보다 몇 배는 더 깊게 느낍니다. 길가의 쓰레기, 사람들의 무심한 표정, 뉴스를 가득 채운 비극적인 소식들. 이 모든 부정적인 자극들이 우리의 섬세한 신경계를 끊임없이 할퀴고 지나갑니다. 결국 우리는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고 세상을 흑백으로 보려 애쓰게 됩니다.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섬세한 감각을, 고통을 피하기 위한 방어기제로 사용하며 스스로를 무디게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일상의 작은 기쁨들을 놓쳐버리고, 삶은 무채색의 의무감으로만 채워지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처럼 지쳐버린 우리의 감각을 다시 깨워, 평범한 일상 속에 숨겨진 특별한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감각을 닫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힘입니다. 그리고 '향기'는 우리의 주의를 가장 부드럽고 강력하게 이끌어주는 향기로운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왜 우리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놓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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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해 설계된 뇌의 '부정성 편향'

우리의 뇌는 생존을 위해 긍정적인 자극보다 부정적인 자극에 더 빠르고 강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했습니다. 이를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이라고 합니다. 길에서 예쁜 꽃 열 송이를 보는 것보다, 뱀 한 마리를 발견하는 것이 생존에 훨씬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초민감자의 뇌는 이 경보 시스템이 훨씬 더 민감하게 작동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가벼운 부정적 자극(동료의 퉁명스러운 말투, 불친절한 점원)도, 우리의 뇌에는 '위협' 신호로 입력되어 깊은 생각의 굴레와 감정적 파장을 일으킵니다. 결국 하루 동안 열 가지의 좋은 일이 있었더라도, 단 한 가지의 나쁜 일이 그날 전체를 지배하게 되는 것입니다.


감각 과부하와 '감각적 방어'

초민감자의 신경계는 한정된 정보 처리 용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끊임없는 자극 속에서 우리의 뇌는 쉽게 과부하 상태에 빠집니다. 뇌가 과부하되면,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더 이상의 자극 유입을 막고 에너지를 보존하는 '감각적 방어' 모드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탐색하고 감상할 여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모든 감각적 입력이 위협으로 느껴져,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차단하고 무감각하게 만들려 애쓰게 됩니다.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하기는커녕, 그저 조용한 곳으로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결국, 과도한 자극이 오히려 우리를 무감각하게 만드는 역설이 발생합니다.


'완벽한 순간'을 기다리는 함정

우리는 종종 특별한 여행이나 대단한 성취와 같은 '완벽한 순간'만이 우리에게 만족감을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은 우리로 하여금 평범한 일상 속에 숨겨진 소소한 기쁨들을 무시하게 만듭니다. 아침 커피의 향,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의 따스함, 좋아하는 노래의 한 구절. 이러한 순간들은 너무나 평범해서 '만족'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삶의 만족도는 거창한 이벤트가 아닌, 바로 이 작고 평범한 순간들을 얼마나 알아차리고 음미하는지에 달려있습니다. 완벽한 파도를 기다리다, 잔잔한 물결의 아름다움을 모두 놓쳐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향기, 일상을 재발견하는 감각의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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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아로마테라피스트 이지현입니다. 법학과와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뒤, 현재는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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