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의 '혼란'을 다스리는 향기

설렘과 피로가 공존하는 금요일 아침

by 이지현

금요일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공기가 다릅니다. '오늘만 버티면 주말이다!'라는 생각에 마음은 이미 저 멀리 주말의 계획 속을 날아다닙니다. 하지만 동시에, 월요일부터 켜켜이 쌓여온 '감각의 잔여물'과 '업무의 무게'가 온몸을 짓누릅니다. 머리는 주말 생각에 들떠 있는데, 몸은 천근만근 무겁고 신경은 일주일 내내 이어진 긴장감으로 바늘 끝처럼 날카롭습니다. 이처럼 '설렘'과 '피로'라는 상반된 감정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상태. 우리는 이 모순적인 감각을 '들뜬 혼란(Excited Confusion)'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 '들뜬 혼란' 상태는 우리 초민감자(HSP)들에게는 꽤나 위험한 덫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은 이미 주말에 가 있기 때문에, 현재의 업무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평소에는 하지 않았을 사소한 실수를 저지르거나, 중요한 디테일을 놓치기 쉽습니다. 한편, 몸은 이미 한계치까지 에너지를 소진한 상태에서, 마음의 '들뜸'이라는 각성 상태를 억지로 따라가려 하니, 주말이 시작되기도 전에 완전히 '번아웃'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결국, 금요일 오후가 되면 기쁨 대신 탈진과 예민함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처럼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금요일 아침의 '들뜬 혼란'을 지혜롭게 다스리는 법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주말에 대한 설렘을 억누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긍정적인 에너지는 유지하되, 일주일간 쌓인 피로와 날카로워진 신경을 부드럽게 다독여, '들뜬' 마음을 '집중된' 마음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즉, 우리에게는 이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중심을 잡아줄 '균형추'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향기'는 우리의 신경계에 직접 작용하여 이 균형을 잡아주는 가장 섬세하고 효과적인 도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왜 금요일 아침은 유독 더 혼란스러운가?

'과각성'과 '고갈'의 위험한 공존

초민감자의 신경계는 기본적으로 '과각성(Hyper-arousal)'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요일 아침은 이 과각성이 두 가지 방향에서 동시에 일어납니다. 첫째는 '부정적 과각성'입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쌓인 수많은 감각적, 감정적 자극으로 인해 우리의 신경계는 이미 한계치까지 긴장해 있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폭발할 수 있는 '고갈' 상태입니다. 둘째는 '긍정적 과각성'입니다. 주말에 대한 기대감과 '오늘만 버티면 된다'는 흥분 역시, 우리의 뇌에는 '각성' 신호로 작용합니다. 이처럼 '고갈된 상태'와 '각성된 상태'의 부조화는, 우리의 자율신경계를 극도의 혼란에 빠뜨려, 감정 조절을 어렵게 만들고 집중력을 분산시킵니다.


'깊은 정보 처리'와 끝나지 않은 업무의 무게

비초민감자의 뇌가 금요일 오전에 '이제 거의 끝났다'며 남은 업무를 가볍게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면, 초민감자의 '깊은 정보 처리(Depth of Processing)' 뇌는 마지막 순간까지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우리는 '이번 주에 끝내지 못한 일(Open Loop)'들이 주말 내내 머릿속을 맴돌며 휴식을 방해할 것을 알기에, 금요일 오전에 더더욱 모든 것을 완결 지으려 애씁니다. 이 '완벽한 마침표'에 대한 압박감은, 주말에 대한 설렘과 충돌하며, 우리의 마음을 더욱 조급하고 불안하게 만듭니다.


주말에 대한 완벽주의적 기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에게는 '쉬는 것'마저도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과제처럼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정말 완벽하게 쉬어야 해", "밀렸던 청소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책도 읽어야지." 이처럼 '주말에 대한 완벽주의적 기대'는, 금요일 아침부터 우리에게 또 다른 압박감을 줍니다. 주말이라는 휴식 시간마저도 '잘 해내야 하는 일'로 변질되는 순간, 금요일은 주말로 가는 즐거운 징검다리가 아닌, 또 다른 과제를 앞둔 시험 전날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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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아로마테라피스트 이지현입니다. 법학과와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뒤, 현재는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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