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와, 나의 책 그리고 인공지능

by 정현재

흑백요리사의 마지막 서사를 보며 울컥한 게 있었다.

다들 견디고, 행복해지려고 저 일을 하는구나. 난 최강록의 소감도 좋았지만 요리괴물의 꿈도 참 여운이 길었다.


“더 잘해서, 내 주변과 함께 더 편안하게 살고 싶다 “


건축가의 삶, 설계업도 매일같이 시간에 쫓기고, 돈에 쪼달리며, 계속 이 일을 할까 묻는 순간들이 대부분이다. 실리콘밸리처럼 빛나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더더욱. 그래서 더 계속 앙 다물고 버티고, 열심히 그리고 잘해오려고 했던 것이 좀 있다. 그래서 ‘행복해지려면?‘이라 항상 다그치면서도 나를 위해 저 질문을 했던 게 언제였을까.


스포일러다. 올해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많이 배우고 또생각이 많다. ‘AI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의 후반부는 ’AI는 창작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 무거운 주제로 기획을 잡았던 게 ‘AI가 우리의 일을 모두 가져가 버리는 존재‘가 아닐까, 모두가 더욱 잘 아는 척, 하지만 사실 두려움 속에 내 자리가 언제 사라질까 대한 우려 섞인 미래의 이야기들이 주변을 가득 매우고 있어서 였다.


하지만 흑백요리사의 서사 속,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모두의 소감처럼 만약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더 열심히 잘할 수 있게, 나를 덜 소모하며 ‘행복‘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 존재로 -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시선을 제시하는 그런 책이 되면 참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AI가 창작자가 되어도 괜찮은 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본다. 창작자가 되어서 함께 하면, 이 직업을, 내가 좋아하는 일을 놓지 않고, 조금 더 멀리, 행복하게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괜히 한 문장도 이어가지 못하고 애꿎은 펜만 돌리면서 생각해 본다. 아무튼 좋았다 흑백요리사. 재도전해줘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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