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현학이자 인류 사유의 압축본이다.
언어가 발달하면서 수많은 이론들이
‘언어’라는 이름표를 달고 우리에게 도착했다.
건축의 언어.
삶의 언어.
사랑의 언어.
우리는 모든 것을 말로 정리해 왔다. 설명할 수 있다는 믿음은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으로 굳어졌다. 그리고 이제, 그 언어를 다시 담아내는 또 하나의 거대한 상자가 우리 앞에 놓였다.
언어모델이다
모든 것을 말로 설명하는 인공지능의 미래.
질문 속 세계는 문장으로 환원된다.
그 미래에서 과거를 추억하는 이는 무엇을 그리워하는 걸까.
언어 이전의 삶인가. 아니면, 언어로 정리되기 전에 이미 작동하던 어떤 질서인가.
인간은 결코 세상을 말로 배운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공간을 통해 배웠다.
높이를 통해 위계를 익혔고,
거리를 통해 관계를 이해했으며,
빛과 어둠 속에서 감정을 형성했다.
지능은 언어 이전에 공간 속에서 단련되었다.
“The limits of my language mean the limits of my world.” - Ludwig Wittgenstein
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를 세계의 한계라 말했다.
그의 말은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언어의 구조 안에 있다는 뜻이었다.
정말 그럴까.
언어의 한계가 곧 세계의 한계라면,
만약 지능이 언어가 아니라 공간 속에서 형성되어 왔다면,
우리의 세계는 문장보다 넓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언어 이전의 건축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여기에 공간지능 문명의 씨앗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