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정의 기록
“우린 이미 너희 포트폴리오도 다 봤고 이력서도 보았는데, 프로젝트 두세 개로 널 설명해 볼 수 있을까? “
건축회사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시간/순차적인 설명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나를 어필하긴 위한 스토리를 평소에 고민해 보는 건 분명 도움이 된다. 돌발적인 질문에는 틀에 벗어난 솔직한 대처가 답인 법, 나는 포트폴리오 가장 뒤에 넣어둔 학부생 때 작품을 먼저 펼쳐놓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했다.
1 나는 학부 때만 해도 건축이란 ”외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부공간에 대한 큰 고민 없이 감성적이고 동화 같은 이야기와 외부의 물성과 이미지에 집중하였던 것 같다.
2 하지만 그 생각이 크게 바뀐 것은 졸업하고 조병수 건축가님 아래서 현장을 겪으면서이다. 건축이란 실내 즉 공간과 사용자에 대한 고려와, 그 공간이 작동하기 위한 시스템, 가구, 바닥과 천장, 벽과 창문 그리고 사람의 눈높이에서 보게 되는 “디테일“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걸 배웠다는 점
3 대학원에서 나의 작품활동을 하면서 정말 표현하고자 한 것은 내부와 외부의 소통, 건축가의 열정과 유저의 니즈가 아닌 그 이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회와 구성원들이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려고 했다는 점. 그래서 처음 나의 건축에 대한 세계관이 외부에서 내부로, 허상에서 실제로, 그리고 다시 더 넓어진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4 이런 나라는 사람이 가진 건축관의 성장과정을 대표하는 작품들, 그리고 관심사와 전반적인 업에 대한 이해를 들은 디렉터는 잠시 고민을 하고는 이런 말을 했다 “hey Jae, I think we should think about offering you a higher position”
SOM은 보통 석사를 졸업한 신입을 주니어 레벨로 채용한다. 솔직함과 나의 성장과정이 주니어 레벨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태스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됨을 보여주었음일까? 디렉터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사과와 확인해서 연락을 주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요즘 내가 하는 프로젝트들의 스케일은 이렇다.
(기사 혹은 SNS에 오픈된 회사 프로젝트 이미지들이다)
그리고 3년이 흘렀다. 나의 성장은 어느 방향을 바라봐야 하는가라는 새로운 주제가 생겼다.앞으로의 이야기도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