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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황경빈 구독자

by 노을

솔직히 처음 추천사를 부탁받고는 정말이지 너무나 난감했다. 글다운 글을 써 본 적도 없는데 ‘감히 내가 추천사라니..’라는 생각에 부담도 많이 되었다. 하지만 나를 믿고 부탁의 말을 건네준 그 마음이 고마워 응하게 되었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부족한 글을 몇 자 적어본다.


책은 작가의 아픔으로 시작된다. 아프고, 불편한 내용이지만, 그녀가 옆에서 말해주는 것 같이 편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흔하지 않을 과거사들을 읽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랬구나’하는 정도의 이성적인 이해였다. 어떤 마음이었을지 나로서는 도저히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마음 깊이 공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읽어가면서도 헤아릴 수 없는 마음에 아프고 미안했다. 그렇게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첫 장을 읽자마자 날아온 '당신이 장애인이 된다면?' 이란 물음에 순간 멈칫했다. 그녀에게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았다. 솔직히 나도 남의 일이겠거니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해왔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행히 아직까지 신체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자연스러운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서 잊고 있던 기억도 떠올랐다. 현수막을 걸어놓고, 의견을 피력하며, 서명을 받던 장애인 단체가 떠올랐다. 무엇을 주장하는가도 관심 없었던, 그렇게 지나간 길. 그렇게 지나쳐 보낸 그들의 목소리가 이제서야 가슴을 따갑게 만들어온다. 우리는 장애인의 존재를 잊고 산 것은 아니었을까? 그들을 마주하지도 않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배우지 않은 채로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도 되는 걸까? 평등하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나처럼 그리고 작가의 말처럼 장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한 발짝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녀는 아픔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스스로 고민하는 과정과 그 결과 찾아낸 심리 치료방법들에 대한 정보도 전달해준다. 솔직하고 다정한 경험담은 처음 접하는 치료들에 대한 거부감을 허물어주어 나도 해보고 싶을만큼 생각을 유연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녀의 경험담, 그 이야기들 속에 담긴 많은 생각과 감정들, 그리고 의지는, 나보다 먼저 고통 속을 걸어간 이의 안내서를 읽는 듯했다. 그리고 그녀가 스스로에게 물었던 질문들을 나에게도 해보았다. ‘나는 언제 행복했었나?’, ‘내가 생각하는 내 삶은 어떤 것인가?’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면서 잃어버린 그리고 잊어버린 나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당신도 이런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던 작가.
지금껏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작가는 그녀의 말투처럼 참으로 다정하고, 여리고, 강한 그리고 장난기도 많은 다양한 모습을 가진 지극히 평범한 보통의 사람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고, 때로는 그녀의 사연 때문에, 무척 괴로워도 한다. 그러다가도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면서도 다른 이를 보듬어주려고도 한다. 자기도 힘들면서 말이다. 이미 충분히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지 않은가. 이런 그녀와의 인연에 감사하다.


할 일을 벅찰 만큼이나 끄집어 내놔도 결국에는 해내고 만다. 그래서 걱정도 하게 만들지만, 그녀의 원동력이니 무턱대고 말릴 수도 없다. 이 책도 그러한 과정을 거치며 채워나간 것이다. 이런 노력의 결실을 보게 되어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의 길을 응원한다. 작가의 경험담을 읽으며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힘든,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길 바라며, 이 책이 부디 많은 사람에게 편안히 읽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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