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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Oct 03. 2020

새 학기..... 그리고

2009년 3월 2일 - 2020년 10월 3일


2009년 3월 2일 월요일

제목 : 새 학기...... 그리고

6학년 2반이 된 나는 태0이, 우0태, 임0빈과 같은 반이다. 울 쌤 이름은 오0영이다. 나는 선생님을 한 번 본 적이 있다. 내가 5학년 때 학교 대표로 논술 쓰기 대회를 나갔을 때 감시자? 선생님[감독]이 바로 오0영선생님이셨다. 선생님은 나를 알아보셨는지 모르시겠지만 나는 알아봤다.ㅎㅎ

이번 봄방학 때 반이 늘어나면서 6학년이 1층으로 옮겨졌다. 뭐 그 덕분에 나는 더 편하다. 연구실이 옮겨지지 않아 안의 내용물을 6학년 2반만 옮겼다ㅠㅠ 내가 백과사전을 한 손으로 옮겨서 애들이 놀라곤 했다.

오늘 알림장을 쓸 때 공책을 만든다고 한다. 난 걱정부터 앞선다. 한 손 밖에 쓰지 못하는 난 바느질은 물론이고 가위질 하나도 못하는데... 아직 선생님은 모르시는 것 같다.

역시나 난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학교가 싫다.

아직도 6년은 더 남은 이 생활을 지겹게만.... 어떻게 해야 할지... 어른들은 왜 검정고시를 못 보게 하는지. 그럼 이런 고생을 겪지 않아도 되는데... 암튼 무지 짜증 난다. 내일도 걱정이고 죽고 싶다... 이런 생활이면 너무 우울하다.




앗. 선생님이 원형을 만난 적이 있었구나!

신기하고 반갑다^_^

원형이 학교에 대한 불편함과 고민이 많구나

힘든 일 있으면 일기에 써주렴. 함께 고민해보자.




2020년 10월 3일 토요일

제목 : 여전히

6학년 첫 일기에서부터 죽고 싶다는 말이 써져있다니, 조금 충격적이야.

어찌 되었든 너는 오0영 선생님을 만나고 많이 좋아졌지.

10년이 지났네. 넌 그 힘든 6년을 진짜 잘 버텨냈어. 너는 아직 몰랐겠지만.

그리고 그런 학교를 바꿔보고자 사범대도 결국 잘 들어갔단다. 신기하지?

난 이 일기장의 첫 장을 읽고 반가웠어. 그래도 싫은 것은, 짜증은, 우울은 느끼던 아이였구나 싶었거든. 그래서 사실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어. 글로라도 너의 감정이 잘 묻어져 있어서. 그때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들었으면 아마 꼰대 같은 말이었을 거야. 그래도 반갑다.ㅎㅎ

검정고시는... 사실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어. 그냥 학창 시절 경험을 더 시키고픈 부모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어. 알게 되면 꼭 써줄게.

네가 가진 학교에, 친구에 대한 마음은 애증이었던 것 같아. 잘하고 싶지만 잘 안되니까 미워하려고 했던 것 같아.

불행히도 너는 여전히 힘들고, 싫고, 짜증 나고, 걱정이고, 죽고 싶고, 우울해. 여전히 말이야.

좋은 말로는 그때만 느끼던 특별한 감정은 아니라는 것이고, 나쁜 말로는 평생 갈 수도 있는 감정이라는 소리지. 둘 다 우울한 이야기지?

그래도 네가, 약 11년 전에는 어떻게 버텼을까 궁금해서 새벽 감성에 일기장을 찾고, 글을 써보기 시작했어. 나름 재미도 있어. 이것도 재미있는 기록이 될 것 같아서 한 편으로는 조금 긴장도 되고 설레. 여전히 힘들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너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까? 같이 알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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