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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Oct 13. 2020

스트레스

2009년 3월 11일 - 2020년 10월 13일

2009년 3월 11일 수요일

제목 : 스트레스

‘힘들다’, ‘죽고 싶다’, ‘이딴 세상 살기 싫다.’,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있지?’라는 말이 하루 24시간 내내 떠돌아다닌다. 과연 이 생각이 떨어져 단 몇 시간 아니 몇 분이라도 재미있거나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는 없는가 보다...

나는 팔이 다치고 서울에 이사를 오면서 성격이 아주 많이 바뀌었다.... 학교에서 만큼은 그래도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스트레스도 풀고.... 웬만큼은 적극적이었던 내가 모두 반대인 것으로 바뀐 나... 재미없다.... 그 아무도 나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사람.....

내가 스스로 나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점점 어두운 것과 혼자 있고 싶어 진다. 그 아무도 너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나....

차라리 , 희망이 없는 내 모습을 만드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그럼 스트레스도 들 받을 텐데...

내 마음... 나도 모르게 저기 구석에 아무도 못 보는 곳에다가 넣고 싶다. 아마 지금도 내 마음 구석에 나처럼 숨어있을 것이다. 거짓으로 살고 있는 세상은 싫어졌다. 이런 마음 부모님에게도 말하기 싫다.     


스스로 불안감의 원인을 파악하고 있구나. 슬픔의 크기가 너무 커서 자꾸만 그 슬픔을 강조하고 있는 나 자신... 이제 슬픔을 강조하고 슬픈 마음에 더 반응하는 나 자신을 내려놓고 오늘 재미있었던 일에도 관심을 보이고, 기뻤던 일에 더 크게 반응하면서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자.


2020년 10월 13일 월요일

생각보다 네가 일기를 꾸준히 썼구나? 요 며칠 상태가 안 좋았어. 그래서 일기를 잊었어. 미안해. 기다리진 않았는지 궁금한 것이 많네. 네가 커서 내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지내온 것 같아. 네가 컸다면, 네가 성장했다면, 나는 달랐을 거야. 지금 이 모습이랑. 그래서 어느 순간 그저 과거의 일기와 오늘의 일기를 쓰겠다는 나의 생각에서 과거의 일기와 현재의 내가 편지를 주고받게 되었어. 너는 참 힘들었구나. 아무도 너의 옆에 없었구나. 사실 정확히는 아무에게도 너의 옆을 넘겨주지 않았구나. 그 정도로 너는 상처 입었구나. 그게 마음이 아파.

희망. 그것은 내가 만들었던 것 같아. 그래야 버틸 수가 있었어. 아프지만, 따갑지만 살 이유를 만들어 주었어. 그게 필요했나 봐. 아픈 것보다 버틸 이유가.

너는 똑똑했구나. 지금 나는 그러질 못해. 버틸 이유가 없나 봐.

아, 그래도 하나는 찾았다. 친구랑, 언니랑 시간을 보낼 때 즐거워.

물론 다른 것들은 여전히 지루하고, 힘들고, 벅차.

스트레스도 주구장창 받고 있어,

나는 여전히 벅차.

나는 언제부터 부모님을 어려워했을까?

지금은 그때보다 나은 걸까?

너는 내가 무엇을 하기를 바랐을까.

나는 네가 어떻게 하기를 바랐을까.

너한테 묻고 싶다.

너는 이렇게 살기 싫은 거니? 이렇게든 저렇게든 살기가 싫은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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