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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Oct 12. 2020

지독한 짝사랑

어느덧 1년.

친구 S가 세상에서 보이지 않은 지 1년이 되는 날.

1년간 나는 그녀를 그리워할 수 없었다. 그저 아파하기만 했다.

왜 그랬을까?

나는 화를 내고 싶었다. 화가 났고, 유치하게 삐져있었다.

그러고 나서는 원망 했다. 원망, 죽은 이를 두고 원망하고 있다고 말하기 창피하여서... 아프다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진짜 아팠다. 원망하고 있는 내가 싫어서, 원망해도 볼 수 없는 그녀를 볼 수가 없어서.

그녀가 보고 싶다는 말이 거짓말일까? 그녀를 보고 싶지 않다.

나를 떠난 그녀가 매우 밉다. 곱게 나의 마음에서 떠나보내 지지 않는다.

아름답고 좋았던 기억 말고, 싸우고 투닥거린 기억뿐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밉다. 그녀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고 생각한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그 마저도 싫어졌다. 나에게 되돌아오는 편지 한 통이 없을 테니까.

그저..... 외로운 짝사랑을 시작하였다. 


나는 그녀를 보러 갈 수 있을까?

나는 진짜로 그녀를 볼 용기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한참을 망설였다.


뻔하지만 결국 나는 온갖 핑계를 대고 갔다.

안 가면 미친 듯이 후회할 것 같아서

S가 보고 싶어서

S에게 꽃을 사주고 싶어서


나는 어느 순간 글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

쓰고 싶은 글이 없다는 것은 쓸 내용이 없다거나, 쓰고 싶지 않다는 것인데..

써야 하는 글 말고, 쓰고 싶은 글이 다시 생기길.

그녀를 위한 내 소설이, 내 상상이 어서 글로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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