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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Oct 14. 2020

사고 현장

2009년 3월 13일 - 2020년 10월 14일

2009년 3월 13일 금요일

제목 : 사고 현장

정확히 2006년 4월 30일 날 학원 차를 타고 학원에 가던 길이였다. 나와 비롯해 운전기사(겸 국어 선생님 중1~중3) 그리고 나와 원솔 그리고 근처에 사는 남자애 1명(이름은 기억이...)과 같이 학원에 가는 중이었다. 강천초등학교에서 가는 중에 운전기사의 실수로 인하여 그 차 안에 있는 4명 중 나만 불행하게 사고를 당했다. 물론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그 사고가 나던 당시 나는 사실 무척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나의 팔이 잘린 모습을 직접 본 나....

울고 싶었다... 아니 차라리 기절을 했으면 좋겠다. 운전기사 아저씨도 무척 놀래었다. 그즈음 난 나의 잘려버린 팔을 차 안에서 찾고 있었다. 없는 것을 알고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고... 그 주유소 고객님도 듣고 있어서 가서 나의 팔이 길바닥에 있는 것을 줍고 차들이 못 오게 하였다. 고 0 병원에 실려갔던 나는 울지도 않고 있는 나를 보고 놀랐고 응급처치를 한 후 서울 현 0 병원이라는 병원으로 갔다.. 사람들은 나보고 ‘ 죽지 않아 무척 다행이다’ ‘그래도 행운아다’ 그러는데 다 거짓이다. 사람들은 항상 기적을 바란다. 그 이유 하나로 더욱더 스크레스 받는 날 생각해 주는 사람은 없다. 깃털 같은 0.001%의 희망에 내 인생을 다 걸어야 한다. 나도 자유롭고 싶다....(혹시나 학부모 총회 때 부모님께 이 일기장에 적은 내용 말하지 마세요.)     


[너무나도 놀랍고 슬픈 기억이구나. 2006년의 그 날로 달려가 원형을 안아주고 싶다. 현지는 또 그 소리.... 하겠지만 선생님은 원형이 살아있어서 기쁘고 선생님과 사제의 연을 맺게 되어서 감사해. ‘원형은 독서를 좋아합니다.’에 덧붙여 원형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원형을 알아가고 싶어^^

벌써 반이나 마셔버린(ㅠ.ㅜ) 컵일까? 아직 반이나 남아있는(♥) 컵일까? 같은 사실도 보는 관점에 따라 이렇게 달라진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니?^^]     


2020년 10월 14일 금요일

안녕, 오늘도 왔어. 오늘은 잘 지냈니? 글을 보니 잘 못 지낸 것 같아 보이긴 해. 이 날의 이야기. 오랜만에 본다. 나는 07년도로 기억하는데 06년도였을까? 그것이 무엇이 중요하겠어. 다만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 너무 충격적인 일이라는 것이 중요하지. 지금도 이 글을 쓰는 나는 팔을, 손을 잘 못 움직여. 방금도 검지 손가락이 제멋대로 움직였어. 나는 이런 것이 아직도 익숙하지가 않네. 10년이 더 지났는데도 익숙하지가 않아. 아파. 나에게는 언제쯤이 돼서야 안 아플까? 그래도 기적을 포기하니 편해졌어. 아프지만 몸은 편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하나 더 줄었어. 깃털 같은 희망 말고 더러운 현실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근데, 자유롭지는 못하네. 자유 같은 것은 애초에 없는 게 되어버린 걸 수도 있겠다.

좋은 징조인지, 안 좋은 징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는 생생하지가 않아. 옅어지고, 잊히고 있어. 그럼에도 장면은 사라지는데, 감정은 그대로야. 왜일까? 감정이 옅어졌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니라 너무 힘들다. 나는 무엇을 더 해야 할까? 나는 도대체 무엇을 안 한 걸까?

왜 나에게는 이런 시련을 주고, 왜 나에게는 이런 실패를 맛보게 하는 걸까? 10년 뒤에는 알 수 있기를.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더 낫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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