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하며 오늘을 보냈을까?

오늘따라 S의 생각이 잘 나지 않았다.

by 노을

지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녀의 1주년 기일이 지났다. 곧 S의 생일마저 다가온다. 그녀가 떠나고 맞는 2번째 생일. 살아있더라면 맞았을 24살의 생일. 나는 그녀에게 무슨 선물을 했을까? 우리는 또 여행을 갔을까? 많은 것들이 아쉽고, 많은 것들이 생각난다. 그래서 가슴이 아프다. 더 이상의 추억을 쌓을 수 없다는 현실이, 그러한 사실이, 나를 또다시 아프게만 한다.


1년이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던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S가 떠난 아픔을 맞이했다. 회피하지 않고 맞이하던 그때, 나는 죽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 이후,


나의 헛된 예상은 애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미래의 모습이 나를 찾아오고 난 후, 나는 아픔을 회피했다. 더 이상 아프기 싫었다. 끝나지 않을 아픔이라는 확신이 다가왔다. 여기저기 회피하며 달려온 오늘. 오늘도 나는 그녀를 내 머릿속 중심에서 나가게 하기 위해 애쓴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 머릿속 외각에는 존재하기를 바란다. 내가 원할 때 떠올릴 수 있는 상태. 내가 아픔을 받아들이겠노라고 한다면 중심으로 올 수 있는 그런 상태.


나는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지나칠 정도로 없었다. 나에게 해코지를 하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했고, 나를 힘들게 하는 인간은 곁에 두지 않는 것이 내 신조이기도 했다. 나와 맞지 않은 사람을 힘들게 맞출 필요도 없었고, 곁에 두지 않는 것이 나의 전략이었다. 그렇게 내 주변이 단단한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나는 좋은 많은 사람들이 있던 것이 아니라, 몇 안 되는 사람이 많은 좋은 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사람을 좋아했던 만큼, 사람이 떠나간 자리는 메꾸기도 힘들었다. 아니 메꿔지지 않았다. 메꿀 수 없는 큰 구멍이었고, 나는 그 구멍에 잠식해갔다. 버거웠다. 나보다 큰 구멍을 맞이하려니. 겁먹고 두려웠다. 그래서 도망쳤다. 마주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구멍이었다. 그래서 1년간 나는 아주 많은 것들이 달라질 줄 알았다. 이제는 아프지 않을 줄 알았고, 이제는 웃으며 추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 구멍이 조금이라도 메꿔질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여렸고, 어렸다, 몰랐다. 일찍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애도는, 아픔은 무섭다는 것을. 구멍은 쳐다볼수록 점점 더 커져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하나 있다면, 더 이상 나는 죽으려고 하지 않는다. S의 죽음으로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딱 하나다.


나의 살고 죽음은 내 손이 있지 않다는 것을. 내가 원한다고 죽고 사는 것을 정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악마도, 저승사자도, 염라대왕도 아닌 아주 평범한 인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