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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Oct 26. 2021

작은 생각들, 큰 감정들

해리와 이중인격 그 어딘가

아직도 나는 감정을 내치고 있구나.

머리로 생각하는 나는, 끝없이 나를 헤치고 있다.


내가 부족한 탓에, 내가 발버둥 치지 않았기에,

그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나를 죽이고 싶을 만큼 잘못 내뱉은 말이다.


그러나 머리는 나에게, 생각은 나에게 그렇게 말한다.

그 누구에게 보다 더 폭력적으로, 더욱더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나.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나는 그만큼 부족하고, 죄를 짓고 산 사람이 되어버린다.


사실 나는 그저 화내고 싶었을 뿐인데.

그냥 나 여기 있다고 외치고 있었을 뿐인데.

내 존재가 아닌, 그 인간의 존재가 미울 뿐인데.

나는 오늘도 남을 해치지 못해, 나를 벌준다.


남보다도 못한 인간이잖아.

남이었으면 싶은 사람이잖아.

이미 수천번의 화를 느낀 사람이잖아.

사람이 사람이려면, 인간이 인간답기 위해서는


용서하지 마.


장애는 남이 만들었지만, 욕도 못하는 바보가 된 건 그 사람 때문이었어.

나의 실수는 어디까지나, 그 사람보다 어렸다는 것. 그것뿐이다.


사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어.

내 감정에, 내 마음에 확신을 가져.

생각이 지배하는 삶을 살지 말고,

감정이 느껴지는 삶을 살아 보자.


정말로 내 탓은 없을까

나는 왜 슬프지 않은가


사실

메말라 버린 눈물은 슬프게도 지금-여기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결과라고.

지금-여기, 현재의 나는 없다고. 그 시절의 어린아이만이 지금-여기 존재한다고.

아이는 울지만, 나는 울지 못한다.


그 인간의 사과 없이 변할 수 있을까

그 인간을 안 보면 나아질 수 있을까

그 인간의 그림자에서 나는 벗어나고 싶을까


어쩌면 여기가, 의심의 굴레 속이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 아닐까.

맞아. 나는 더 이상 힘이 없어.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달래줄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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