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교사의 우당탕탕 일기 4
어떤 질문이건 나는 질문은 반갑다. 주로 시험기간에 아이들은 질문 폭탄을 만들어 내게 온다. 진작 공부를 좀 하지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진도가 일찍 끝나면 자습을 주는데, 자습을 주고 나는 업무나 생기부 같은 다른 작업을 한다. 하지만 시험 전 수업쯤 되면 노트북을 가져가도 펴보지도 못하고 종이 친다. 한 명이 50분을 질문하기도 하고, 여러 명이 50분을 채우기도 한다. 그럴 때면 학생들이 나를 참 잘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교사를, 학생들은 이렇게 써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모르고, 헷갈리고, 어려워하는 걸 무일푼으로, 진심으로, 열심히 설명해 줄 사람은 흔하지 않다. 그러기에 그 과목 시간이 되면, 그 과목을 공부하고 질문이 생기면 바로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사도 어쩔 수 없이 사람이기에 계속 말하다 보면 강조하게 되는 부분이 생기고 그걸 캐치하면 학생은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
이번 통합과학시간은 물리(역학 시스템)가 있어서 아이들의 계속된 질문이 있었다. 나 역시 물리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서 물리 질문이 들어올 때마다 같이 풀어본다. 항상 나도 못 풀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쓸 수 있는 식이 한정되어 있지만, 어렵다. 이런 질문들이 당황스러울 때도 있다. 그럼에도 질문은 반갑다. 어느 측면이라도 나를 자극한다.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말이다.
때로 아이들이 이런 질문들도 했으면 좋겠다.
선생님은 왜 선생님이 되셨어요?
선생님은 힘들 때 어떻게 버텼어요?
대학은 꼭 가야 하는 걸까요?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저는 꿈이 없는데 괜찮을까요?
커서 밥 벌어먹고 살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들 말이다. 물론 나 스스로도 정리되지 않은 질문들이다. 나도 내가 왜 교사가 된 건지, 힘들 때 무엇을 하는지, 대학은 꼭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자격증이 필요해서 대학을 갔고, 가르치는 것이 재밌어서 교사가 되고 싶었고, 힘들 때 여전히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알려준다는 건, 그 사람보다 몇 배는 더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 나는 무엇을 그리 학생들보다 몇 배 더 알고 있을까? 딱 하나다. 지구과학. 그거 말고는 더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질문을 한다는 건, 주로 관심의 표현이다. 물론 내가 안 그랬기에 "주로"라는 단어를 붙였다. 대화를 잇기 위해 쓰는 질문들도 있으니까. 남이 내게 하는 질문은 당황스럽다. 내가 내게 하는 질문은 너무 어렵다. 나는 누구의 질문도 힘겹다. 아마도 내 내면아이는 질문을 받을 준비가 안된 게 아닐까?
그래도 나는 이런 질문을 듣고, 같이 고민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