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아일랜드 여행 중 아찔했던 기억
"일곱 시 배가 아니라 다섯 시 배인데?!"
우리가 배를 놓쳤다는 것을 알게 된 건 다섯 시까지 불과 10분 남겨둔 시점이었다.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나와 내 친구 모두 배 시간이 일곱 시가 철썩 같이 믿고 있었다.
누구 한 명이라도 다시 한 번 시간을 확인했었더라면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상황.
버스가 선착장에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10분 정도.
배를 못 탈수도 있다는 생각에 패닉 상태였지만 일단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뛰어보기로 했다.
우리 둘 다 없는 달리기 실력을 발휘해 열심히 뛰어봤지만 결과는 실패.
단호하게 막아서는 직원 앞에서 짧은 영어 실력으로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배편을 다시 예약해야 하는 걸까?
난 흰 머리의 직원을 붙잡고 우리의 상황을 설명해 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었다.
멘붕이 된 상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대기석에 앉아 쉼을 가진 나는 사용할 영어 문장을 머릿속에서 정리한 다음 다른 직원을 향해 다가갔다.
"우린 배를 놓쳤어. 그래서 질문이 하나 있는데, 내 티켓을 6시 걸로 바꿀 수 있을까?"
아까 직원에게 했던 같은 말이었다.
이번에도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로 답변을 해오면 어쩌지 싶었는데 직원은 별다른 대꾸도 없이 곧바로 티켓을 다음 배편으로 바꿔 주었다.
이대로 밴쿠버에 돌아가지 못해 내일 일정까지 줄줄이 취소되는 최악까지 상상했던 나는 한시름 놓았고 나와 내 친구는 예상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밴쿠버로 돌아갈 수 있었다.
- 다음 편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