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현진 Sep 05. 2018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 되는 것

바람이 불면 흔들리는 게 인생이다.

세차게 부는 바람에도 부러지지 않는 나무는

바람이 부는 만큼 흔들리는 나무다.


어느 쪽에서 불든 바람이 몰고 가는대로,

불어오는 바람을 그대로 흡수해 바람과 함께 움직이는 나무다.


부러지지 않으려,

자기의 곧게 뻗은 가지를 휘어지게 하지 않으려,

고집스럽게 바람에 정면으로 맞서는 나무는

꺾이고 부러져 거리 위 나뭇가지로 나뒹굴게 될 뿐.


바람이 불면 흔들려야 한다.

세상이 상처 입힌다면 그저 그만큼 상처 받는 것이 자연스럽다.

상처입지 않으려, 세파에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입게될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어떤 바람에도 절대 흔들리지 않으려는 무모한 용기가 아니라, 

어떤 바람도 맞을 수 있는 가지의 유연성과

어떤 바람에도 뽑히지 않을 저 아래 굳건한 마음의 뿌리다.


뿌리가 튼튼하면 가지가 조금 흔들린다 한들

나무는 변함없이 그 자리에 존재하듯,

내 마음의 뿌리가 튼튼하면

힘든 세상살이에 가지가 조금 흔들리고 휘어져도

나라는 나무는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때로 나를 둘러싼 환경이 세차게 부는 바람처럼 모질고 거칠더라도 

바람을 피하거나 바람에 맞서지 않고,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것이 모진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는 아닐까.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자신을 그대로 보아주고, 

인정해 주는 것이 어쩌면 가장 큰 위로가 되진 않을까.  


다만, 우리가 해야하는 일은 뿌리를 더욱 튼튼하고 깊게 내리는 일이다.

바람에 흔들리더라도 나를 잃지 않기 위해

나만의 신념과 가치관을 확고히 다져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쉽지 않은 세상을 유연하게,

그러나 꿋꿋하게 살아가는 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의 실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