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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진 May 09. 2020

성공이라는 마약

먼저 이 글이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 또는 성공에 대한 거창한 기록인 줄 알고 클릭했다면 사과한다. 제목이 잘못했다. 다만, ‘성공’은 정말로 ‘마약’이긴 하다. 문제는 ‘성공’에 대한 정의가 각자 다르다는 것일 뿐이다.


얼마 전 그 흔하다는 눈썹 문신을 큰 맘먹고 했다. 눈썹 숱이 적진 않은데 색깔이 연해서 내 민낯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었음에도, 문신 과정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을 화장하면 된다는 위안으로 꽤 오랜 시간 방어해 왔었다. 아파서 치료해야 하는 게 아닌 이상 굳이 내 몸에 무언가를 손대는 것도 은연중 꺼림칙했었던 것 같다. 마취크림을 바르고 쓱쓱. 막상 해보니 생각했던 아픔은 거의 없었고, 하고 나니 이걸 왜 이렇게 오래 미뤘나 싶다. 아주 편하다. 무엇보다 눈썹 문신을 하고 나니, 뭐든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든다. 누가 들으면 ‘풉!’ 하고 웃을만한 일이다. 이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하지만 이 사소한 일 하나가 내 케케묵은 To do list 중 하나였다면, 나는 이 날 오래된 숙제 하나를 끝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작은 성공들을 많이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크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작은 성공을 반복하여 쌓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작은 성공들이 가져다주는 물리적인 성과들이 축적되어  성공의 밑거름이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나는   성공의 비결은 다른데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성공이든 상관없이 나의 주관적인 성공 경험은 모두 ‘ 나은  만드는 마법처럼 작용한다. 그게 비록 ‘눈썹 문신처럼 누군가는 비웃을만한 아주 사소한 일일지라도. 무엇이든 나에게 성취감을 주는 경험은 뭐든   있을 것만 같은 자기효능감을 높여주고, 어떤 것이든 하고 싶은 열정을 키워주며, 단단한 자존감의 비료가 되어준다.  성취감은 중독성 높은 호르몬인 도파민의 분비 덕분에 느껴지는 것이라 마약과도 같다. , 계속해서 성취를 반복하고 싶어 지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바로  성공을 만드는 작은 성공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성공의 정의는 ‘목적하는 바를 이룸이다. 성취감은 ‘목적한 바를 이루었다는 느낌 말한다. ,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성공이기도 하다. 누구나 일상에서 아주 작고 사소한 성취들을 경험하기 마련이다. 성취감은 가령, 오늘까지 읽겠다고 계획한 책을 정말 완독했거나 목표로  걸음 수를 채웠거나 계획한 시간에 주저 없이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을 때도 느낄  있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일일지라도,  일에 나의 노력과 인내, 절제와 규율이 필요하다면 이를 해냈을  우리는 성취감을 느낀다. 크기의 차이가 있을   또한 성공 경험인 것이다. 수백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포브스지 같은 매체에 실려야만 성공한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매일 성공할  있는데도, 성공이라는  자체를 너무 크고 높은데 올려다 놓고 스스로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은 성공은 우리 삶에 전략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일을    목표 하나만 보고 달려가려면 너무 벅차다. 이럴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개의 작은 목표를 만들면,  목표들은 최종 목표보다는 비교적 쉬워 보인다. 이렇게 목표를  잘게 쪼개면, 우리는  자주 목표를 달성할  있고, 이럴 때마다 분비되는 도파민은 끝까지 완주할  있는 에너지가 되어 결국 최종 목표 또한 달성 가능성을 높여준다.


 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성공의 기준을 조금만 실생활에 가깝게 가져다 놓는다면 우리는  성공적인 삶을   있다. 생활 속에서 내가 성취감을 느낄  있을 정도로 적당히 어려운 미션들을 곳곳에 깔아놓는 것이 좋은 전략이   있다. (‘적당히 어려운이라는 말에 주목하자. 너무 쉬우면 성취감이랄  느껴질  없고, 너무 어려우면 지레 포기해버릴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거의 매일 사소한 성공을 경험할  있게 된다.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하루 1시간 운동을 하거나 무슨 일이 있든  달에   권은 무조건 완독하는 일도 좋다.


당장 오늘 할 수 있는 성공을 찾고, 사소한 성공 경험을 더 자주 느낄 수 있는 삶을 산다면 매일이 더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작은 성공들이 오랜 시간 쌓이면 어느새 더 큰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성공’이라는 마약이 이미 충분히 우리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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