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그날을 후회했던 적이 있다.
어쩌면 모진 말을 쏟아낸 바로 그 순간 직감했다.
지금을 두고두고 아파할 것을.
후회를 반듯하게 접지 못한 미련한 마음은
예고 없이 찾아와 나를 꾸짖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고.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고.
몰라서 한 선택이 아니었다.
나는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알면서도 저지른 어리석음이었다.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지나가 버린 시간이 아니었다.
나는 언제든 시시때때로 그날로 돌아갈 수 있었다.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은
거침없이 뱉어낸 버르장머리 없는 말이 아니었다.
나는 얼마든지 용서를 빌 준비가 되어 있었고,
늘 그랬듯 당신은 없던 일로 해줄 사람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날로 돌아가
수십, 수백 번 잘못을 빌고 싶어도
나를 원망할 당신도,
용서할 당신도 그곳에는 없었다.
떠난 건 나인데,
남겨진 것도 나였다.
후회라는 못난 짐을 가슴에 얹고 나서야 알았다.
더는 되돌릴 수 없는 당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