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은 시작이 그러했듯
끝도 예고하지 않는다.
'어쩌다 보니'로 퉁치는
보통의 많은 날을 함께 보낸 후
깨닫게 되는 것이 인연.
인연을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건 분명 시간이지만
그렇다고 함께한 시간만큼
반드시 내일이 약속되는 건 아니다.
자칫 지난 시간으로 버틸 수 있는 사이라고 착각해
함부로 철없이 대하다가
상대방이 인연의 끈을 놓으면 알게 된다.
인연은 줄다리기 같은 것이어서
당신이 외면할 때
줄이 땅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해
상대방이 혼자서 얼마나 애썼는지를.
어쩌면 잡고 있던 사람도,
놓아버린 사람도,
내내 미련했던 그 마음은
한쪽이 연을 놓고 나서 아무리 당겨봐야
끌려오는 건 후회뿐.
인연은 시작이 그러했듯
끝도 예고하지 않는다.
누구든,
언제든,
놓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