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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종 Jan 17. 2024

부자가 되고 싶어요 2

수용자가 투자 정보를?

수용자가 투자 정보를?


 책을 봤다고 바로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얇은 지갑에 덜컥 비싼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공짜로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들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교정직 공무원에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수용자였다. 온갖 범죄자를 다루는 곳이 교도소였다. 사형수부터 하루짜리 징역형까지 죄목도 다양했다. 단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사기였다. 그 중에서 부동산과 관련된 경제사범들이었다. 내가 처음했던 질문들은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었다.

출처: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어디에 투자해야 돼요?


 이 말을 듣고 웃고 넘기는 수용자도 있었고 신이 난듯 친절하게 설명해준 수용자도 있었다.


"부장님, 부동산은 말이죠"

(소내에서는 8,9급 직원을 부장, 7급 직원을 주임이라고 부른다. 9급은 간혹 담당으로 불리기도 하며 부장이라는 칭호는 교도부장의 준말로 일제시대의 잔재라고 한다.)


 사기를 쳤었던 전과(?)답게 나름 각 분야 전문가들이었다. 몇 백억대 토지사기를 들어왔던 수용자에게는 주유소 부지보는 법, 누가 진짜 전문가인지, 현재 가격은 어떻게 되어 있고 어느 지역이 좋은지 등을 배웠다. 아파트 분양 사기로 들어왔던 수용자에게는 강남이 왜 좋은지, 아파트 투자만 하지말고 본인처럼 큰 것(?) 하나 해야한다는 주장도 들었다.


 결론적으로 크게 도움되는 조언은 없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수용자와 직원 신분이기에 신뢰관계도 없었다. 흘러가는 조언 중 하나일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없던 행동이었지만 그 시절은 순진무구했던 학생같은 마음이었다.


부동산 사무실부터  


 마음의 장벽을 없애고 위해 당시 거주하고 있었던 지역의 부동산 사무실에 들어갔다. 당시 나는 경기도 여주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부동산 사무실에서 들었던 내용은 '땅 투자'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땅은 알아야하는 정보가 너무 많았다. '맹지'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인데 투자정보를 듣는 다는 것은 '소귀에 경읽기'였다.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똑같았다. 어디가 개발되고 어디 땅값은 얼마이니 현재 이곳은 땅값은 싸다는 것이었다. 지역주택조합에 호되게 당했던 나는 그냥 싸다고 하면 색안경을 쓰고 볼 수 밖에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냥 쌀 수는 없었다. 어떤 기회비용의 리스크가 있는 것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딱봐도 너무 어리고 돈도 없어 보이니 찬밥신세를 당하기 쉬웠다. 대놓고 뭐를 안다고 왔냐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사장님도 있었다. 자존심은 상했지만 사실이었기에 반박도 할 수 없었다. 한계를 느낀 나는 경매학원으로 향했다. 학원도 워낙 많다보니 평도 다양했고 어떤 곳이 나에게 맞는지도 몰랐다. 그러던 중 책에서 봤었던 경매학원으로 향하게 되었다. 너무 잘난 척(?)도 하지 않고 인간미가 있어 보여 끌렸다. 그렇게 여주와 강남을 오가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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