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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현주 Mar 02. 2017

일하는 여성, 당신과 나의 이야기

책 [여성의 일, 새로고침]의 서문

기획자로 참여했던 책 [여성의 일, 새로고침]에 실었던 서문입니다. 

이 작업에 참여하면서 저는 '나는'으로 시작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들이 얼마나 귀한지 깨달았습니다. 

때로 급진적이기도 때로 순응적이기도 한, 그래서 각자의 한계를 고백하는 그 모든 제각각의 이야기들이 안전하게 말해지고 들어지는 자리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자리에 와서 다양한 여성상을 보고 싶었어요. 50대, 40대 일하는 여성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저는 대학 졸업하고 대형마트에서 알바를 하는데요. 마트에서 보는 나이든 일하는 여자분들은 전부 이름 없는 ‘어머님’이예요. 이분들 말고 관리직들을 보면 전부 남자고요. 오늘 뵌 본부장님이 제가 만난 가장 높은 여성이에요.”


연속 대담 {여성의 일 새로고침}의 두 번째 세이브더칠드런 김희경 전 본부장과의 자리에서 청중 한 명이 전한 말입니다. 

젠더 차별의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2016년 대한민국, 여성들은 예전에도 일해 왔고 지금도 일하고 있습니다. 여성은 어디에서나 일하고 있지만, 일하는 여성의 이름은 대개 숨겨져 있고, 일하는 여성의 이야기는 성공의 이야기로 남지 않습니다. 굳이 ‘경력단절’이나 ‘유리천장’ 같은 말을 끄집어 오고 통계치를 들이밀지 않아도, 얼마나 많은 여성의 일이 진짜 일로 인정받지 못하는지, 또 진짜 일로 인정받는 세계에서라면 나이가 들수록 여성을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은 유난히 무더웠던 2016년 여름, 여섯 번에 걸쳐 이뤄진 만남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7월 20일 서른 명의 일하는 여성이 모인 오픈테이블을 시작으로, 이후 다섯 번에 걸쳐 CBS 김현정 PD, 세이브더칠드런 김희경 전 본부장, 《혼자의 발견》을 쓴 곽정은 작가, OEC 장영화 대표, 그리고 은수미 전 국회의원과의 대담이 이어졌습니다. 이 여섯 번의 만남을 기획한 협동조합 롤링다이스는 자신의 일을 고민하는 여성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존재를 확인하며, 고민을 나누고 나아갈 길을 함께 모색해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의 일 새로고침}은 강연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부터가 아니라, 참가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말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첫 테이프를 끊는 자리였던 오픈테이블에 모인 서른 명 여성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일하는 여성이 얼마나 다양한 양상으로 분투하고 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가지각색 ‘알바’를 전전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20대부터 여성주의 커리어를 연구하신다는 50대까지, 결혼하고도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싱글부터 언제나 일과 육아 사이에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초보 엄마, 이제 연애를 시작한 아들을 두었다는 어머니까지, 정말 다양한 분들이 자신의 삶 속 일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오갔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는 것으로 이 책의 문을 열고 싶습니다.

 

책 [여성의 일, 새로고침]

일하는 여성임을 자각하는 순간들


일하는 여성이 자신을 언제나 ‘여성’이라고 자각하면서 일을 하지는 않습니다. 실은 대부분이 그저 ‘사람’으로서 일을 할 뿐입니다. 그런 일상 속에서 문득 내가 어쩔 수 없이 여성이구나 하고 자각을 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죠. 그런 순간들은 대부분 기쁘게 오지 않습니다.

“엄마는 늘 저에게 전문직 여성이 되라고 하셨어요. 엄마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자신을 지키고 싶어 대학원을 가기도 했는데, 임신한 채로 논문을 쓰느라 고생하셨다고 해요. 엄마가 멋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엄마처럼 악착같이 사는 게 어느 순간 싫더라고요. 그래서 일 앞에서 좀 위축이 되었던 것 같아요. 나서지 말자, 욕심내지 말자, 지치지 않게 하자. 이런 생각을 한 거죠.” (20대)
“저는 공연 현장에서 일할 때 느끼는 짜릿함이 너무 좋아요. 작년에 공연 올리면서 조명 일을 처음 하면서 정말 좋았데, 외국인이었던 조명 디자이너 선생님에게 ‘내가 여자라서 조명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을 나도 모르게 하고 말았어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세상의 차별을 수긍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어요. 미래를 선택하는데, 여자로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처음부터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20대)


일하는 여성이 부딪히는 가장 큰 장벽은 바로 ‘아이냐 일이냐’의 선택일 겁니다. 가족제도 안에 진입해 아이를 낳는 순간, 여성은 끊임없이 엄마인가 일하는 사람인가 사이에서 혼란을 겪습니다. 이 혼란을 넘어 계속 일하려면, 다른 여성의 온전한 희생, 혹은 꽤 괜찮은 경제적 기반, 그도 아니면 개인의 엄청난 의지가 필요합니다. 더구나 그럴 수 있을 때조차 엄마 되기와 일하기 둘 다를 ‘사회적 기준’에 맞춰 완벽하게 해내는 일은 언제나 불가능합니다.  

“결혼을 앞두고 고민이 많아지는데, 엄마는 제가 아이를 낳으면 키워주시겠다고 하세요. 또 엄마가 고생하는 건 싫다고 얘기했지만, 그럼 나에겐 다른 대안이 있나 싶어요. (20대)”
“일을 하면서도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다는 마음은 잘못된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사회는 애도 잘 키우고 싶고 일도 하고 싶다면, 너무 욕심이 큰 거라고 하죠. 육아휴직을 무조건 3년 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건 아니다 싶어요. 3년 쉬고 복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요. 여자에게만 그런 게 가능하면, 또 여자만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니까요. 일할 거야? 애 키울 거야? 라고. 자기 스스로 일하는 시간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기를 바라지, 무조건 쉬게 해주는 걸 바라는 게 아니에요. 근데 자꾸 여성을 선택의 기로에 몰아넣는 거죠. 너 일할 거야? 육아 할 거야? 이런 식으로. 남자들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잖아요.” (30대)
“일을 한다는 게 가족에게 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이 항상 따라와요. 저는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일하는데, 집에서는 그것 때문에 손해 보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 아이에게 문제라도 생기면, 엄마가 제대로 돌봐주지 않아서라고들 얘기하죠. 부정하지도 못하겠어요. 왜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니까요. 내가 왜 죄책감을 품고 일해야 하나, 이 의문을 풀지 못하겠다는 점이 힘들어요. 일 자체보다는 주위의 이런 시선들이 더 힘듭니다.” (30대)


물론 결혼과 아이를 선택한 여성만이 일하며 살아가는 게 힘든 것은 아닙니다. 비혼으로 사는 이들은 ‘정상’에서 벗어난 존재라는 시선에 너무도 빈번히 맞닥뜨립니다.

“제 주변에는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들이 거의 없어서, 그래서 비혼으로 잘 사는 여성의 모델이 정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홀로 자기 인생을 꾸려가면서도 생애 주기에 도태된 사람처럼 취급받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롤모델을 어떻게 만들어가면 좋을지 어디에서 찾을지 이야기 듣고 싶어요.”(30대)
이뿐만이 아닙니다. 일상 속의 아주 기초적인 안전조차 위협받는 상황이 여성의 일을 가로막기도 합니다.
“저는 경기도 소도시에 사는데, 집에 돌아가는 밤길이 무서워요. 그런데 저희 팀 남자직원들 사이에 ‘의리야근’이라는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집이 멀고 가는 길이 험하니까 빨리 일을 끝내고 퇴근하는데, 다른 직원들은 의리야근하며 으싸으싸 하는 분위기가 있는 거죠. 이걸 알게 된 후로는 퇴근할 때마다 의식이 되고 마음이 불편해요. 저는 강남역 사건 이후에는 길에서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이런 게 실제적인 위협으로 다가와요.”(20대)


어려웠던 시작을 헤쳐나가고 결혼과 함께 찾아온 선택의 압박을 견디며 제법 오래 버틴 사람에게도 여전히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유리천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일하는 여성을 짓누릅니다.

“외국계 회사에서 오래 일해서 조직 내에서는 별다른 젠더 차별을 느끼지 않았어요. 그런데 한국 회사 사람들을 상대해 일해야 할 때가 문제였죠. 시니어가 될수록 '접대문화'에 자꾸 부딪히게 되는 게 괴로웠어요. 여자가 나오는 술집에 함께 앉아 있는데, 나는 여기서 뭘 하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어요.”(40대)
“전 컨설팅 사업을 하는데요, 여자 대표는 훨씬 더 노력을 해야 받아들여져요. 여자가 대표인 회사는 믿을 수 없다는 말도 듣고, 대표가 남자인 회사에 일을 맡겨야 자신이 편하다는 얘기를 하는 담당자도 있고요. 그러면서 차라리 남자 대표인 회사에 들어가 그 아래서 일을 하라고 권유를 하더라고요. 여자와 일 때문이라도 1:1로 만나는 게 부담스럽다는 사람도 있고, 또 거꾸로 일 때문에 통화를 하는데 ‘아리따운 목소리의 여성과 통화를 하니 좋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어요.”(40대)
“저는 출판사에 다니는데, 전체적으로 여성이 많아서 대화도 잘 통하고 회식도 낮에 해요.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지만, 다른 무기력감이 있어요. 여성이 아무리 많아도 조직의 중책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거죠. 여성이 훨씬 많은데도 편집장이나 본부장, 이런 자리는 다 남자가 하고 있거든요. 육아나 결혼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선배들을 보면, 전 결혼을 하지 않을 생각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답답해요. 이 시스템은 대체 왜 이럴 수밖에 없을까 싶으면서, 조직생활 자체에 회의감을 느끼게 됩니다.”(30대) 


오픈테이블에 모인 여성들에게서 연대의식을 향한 갈증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형편이 좀 나은 여성들조차, 자신의 형편이 아주 예외적인 행운 덕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대로 뒤에 올 사람들을 위한 고민, 그리고 고민과 행동을 함께 나눌 동료를 만나고 싶은 갈증으로 그 자리에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주로 외국계 회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조그만 조직이지만 대표 직함을 달고 있어요. 여러 가지 면에서 일하는 여자로서 운이 좋았죠. 주변의 정신적 지지도 있었고, 경제적 기반도 있었고요. 그런데 후배들에게는 어떻게 하라고 해줄 말이 정말 없는 거예요. 제 딸이 자라서 무슨 일을 하고 싶어할지 모르는데, 아이가 저처럼 운좋은 상황에 놓일 수 있을까 걱정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누리는 것이 제가 잘해서 얻은 게 아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보편적으로 풀어서 후배와 나의 딸도 누릴 수 있게 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40대)
“일을 시작할 때는 여자가 많았는데, 지금 제 또래에 일하는 여자는 정말 많이 줄어들었어요. 나이가 들수록 위에는 여자가 더 없고 동료조차 점점 줄어요. 가끔은 외롭다는 생각도 들죠. 맞벌이 시작할 때는 그때의 고민이 있었는데, 지금 고민의 양상은 또 다르거든요. 근데 그걸 나눌 사람이 없는 거예요. 어렸을 때는 뭐가 젠더 문제인지 모른 채 그저 현실을 돌파하느라 바빴고, 이제야 젠더 문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이는데 이야기할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요.”(40대)
“사업을 접지 않았다면 11년차 사업가라고 오늘 저를 소개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사업하는 동안 첫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 낳고 90일 만에 출근을 했어요. 그땐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공중화장실에서 변기 뚜껑을 내리고 그 위에 앉아 모유를 유축하면서도 아무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어요. 이걸 왜 다른 사람은 못하지? 뭐가 문제지? 이렇게 생각했죠. 그러다가 내 딸에게 이 직업을 권할 수 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든 거예요. 그리고 주위를 둘러봤더니, 주변에 여자 사장은 하나도 없더라고요. 복도에서 마주치는 거의 모든 사람이 남자였어요. 출근해서 마주치는 여자는 화장실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거의 유일했어요. 그래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공부를 시작했고, 인사관리, 노동자의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어요.”(30대)



말할 수 있기거기에서부터 시작


그 뒤로 이어진 5주에 걸친 대담은 오픈테이블에서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온 이야기에 대한 응답이었습니다. 쫓기듯 결혼했다가 다시 홀로 서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일이 어떤 의미인지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다는 곽정은 작가의 이야기에는 특히 비혼의 참여자들이 깊은 공감을 드러냈습니다. 결혼제도, 가족제도로의 편입이 당연한 필수가 아니라 개개인의 선택이어야 한다는 말은 모두를 자유롭게 해주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 사회에서 혼자 사는 여자, 아이 없는 여자는 무언가 결핍된 존재로 여겨지는 것 같아요. 저는 결혼 제도 바깥에서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18년의 신문기자 생활을 접고 NGO로 자리를 옮긴 이력의 김희경 전 본부장은 “내가 오늘 나누려는 것은 실패담”이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해,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조직에서 여성이 훨씬 많은 유연한 조직으로 옮겨 일하면서 자신의 젠더의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가감 없이 털어놓아 주었습니다. 젠더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운, 그리하여 건강한 야심을 가진 여성들을 더 많이 만나기를 바란다는 마지막 말씀은 자신의 일을 새로이 돌아보게 했습니다.

 

김현정 PD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침 시사프로그램 라디오를 이끌어가는 XX년차 방송인으로서 하루하루가 정말 힘든 나날들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어떻게 일하며 살면 좋은지, 자신에게 답은 없지만 모인 여러분의 손을 잡고 싶었다는 이야기가 따뜻한 환대로 다가왔습니다.

“매일 같이 새벽 4시에 하루를 시작해야 하니 부모님 칠순잔치쯤 되지 않으면 저녁 일정을 전혀 잡지 않아요. 그럼에도 이 자리에 와달라는 요청은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모인 분들의 손을 잡고 싶었어요.”


창업을 통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일의 모델을 스스로 만들어낸 장영화 대표는 엄마의 일도 엄연한 직업이며 커리어라고 힘주어 이야기했습니다. 세상이 좋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원하고 믿는 것을 자신의 일로 만드는 다양한 방법을 주도적으로 모색해보자는 장영화 대표의 제안에 일하는 자신의 미래를 새로이 상상해본 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마지막 자리를 채워주신 분은 은수미 전 의원이었습니다. 정치인이라는 직업에 이르기까지 뜨거웠던 삶의 이력만큼이나 대담을 채워주신 이야기 역시 뜨거웠습니다. 

“우리 세대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시대를 지나왔습니다. 그 시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생각했지, 솔직히 말하자면, 그걸 넘어서고 싸우겠다는 생각을 하질 못했어요. 그 싸움이 우리 시대에 허락된 것이 아니라고 포기했습니다. 그 포기가 옳았다고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그게 포기였다는 사실만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세대에게 무엇이 남겨졌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세대까지 그걸 포기하는 것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는 거기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세대의 싸움을 지원하고 돕고 싶습니다.”




지금의 20-30대는 여성과 남성은 평등하다고, 똑같이 일하고 자아를 실현하라고 배우며 자랐습니다. 그렇지만 일하는 사람으로 사회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여성의 일은 여전히 사회적 편견, 구조적 차별과 싸워야 하는 분투의 연속입니다. 2016년에도 차별의 현실은 여전합니다. 여성은 남성의 63%에 불과한 임금으로 일을 하고, 대부분의 조직에서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합니다. 대한민국의 유리천장 지수는 4년 연속 OECD 29개 국가 중 꼴찌입니다. 일하는 여성이 처한 현실은 이렇게 험하지만, 여섯 차례에 걸쳐 모인 여성들이 그저 한탄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가 더 낫기를 소망한 그 시간들이 함께 했던 분들에게 에너지가 되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일하는 여성이신가요? 그렇다면 여성으로 일하면서 어떤 기쁨을 느끼고, 또 어떤 곤란에 부딪히고 계신가요? 당신 가까이에 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이 당신에게 마치 그런 동료처럼 느껴지기를 바랍니다.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것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여성의 존재들에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당신에게 손을 내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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