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현주 Jul 02. 2022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



예술의 전당에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전시 한다길래 이건 꼭 봐야지 싶어 결국 다녀왔다. 그리고 다녀오길 너무 잘했다는.


그런데 생각보다 관람 시간이 훨씬 많이 걸렸다. 영상이 두개인가 있었는데 재생 시간이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정도 되나? 처음 영상은 서서 한시간을 보고 두번째 영상은 자리는 있었지만 시간 관계상 다 못봤다.


첫번째 영상은 특히 작은 모니터에 의자도 별로 없어서 한시간 서서 보는게 꽤 힘들었다. 내용이 너무 좋아서 진짜 버틴건데, 두번째 영상이 또 있단 사실에 깜짝 놀랐다! 여긴 그래도 의자가 좀 있긴 했는데..


지난번 앙리 마티스전 때는 문서들 번역이 안되어 아쉬웠는데 이번 브레송전에는 문서들을 다 번역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진짜 막 편지들 다 번역해 놓으심.


그의 사진이 독특하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가 회화적, 철학적 바탕 (큐비즘과 특히 초현실주의) 이 튼튼했다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사진들이 더 사랑받았던 데는 그의 가치관이나 자세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사람을 위계로 바라보지 않고, 정치나 종교 등에 속박되지 않고, 현재에 머무르고 연결에 대한 관심을 가졌던 휴머니스트이자 아티스트.


지난 4월 "앙리 마티스전: 라이프 앤조이" 전시에 이어, 5월 "마일드 알드리지: 컬러 픽쳐스" 전시, 그리고 오늘 7월 2일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 까지 최근 한가람 미술관 전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굳즈는 살짝 아쉬웠다. 나중에 관련 서적은 사서 읽어볼 생각이라 책을 파는건 좋았는데 포스터가 그냥 사진만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와인병을 든 프랑스 소년 사진 전시는 없는 것도 약간 아쉬웠다. 엽서도 있었으면 샀을텐데.


쌩라자르 점프는 정말 봐도봐도 명작이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동시에 초현실주의에 관심이 많던 그가 마음껏 자신의 실험을 펼치지 못한 것 같아 그 부분은 좀 아쉬웠다.


물론 현실에 기반했기에 매그넘 같은 훌륭한 그룹이나 뛰어난 보도 사진 혹은 인물 사진을 남겼지만 그에게는 이런 작업들을 넘어서는 갈망이 많았음을 특히 다큐 영상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예술의 전당은 좀 레스토랑 좀 많이 만들어줬음 좋겠다. 유동 인구는 많은데 모짜르트와 파리크라상 자리 잡으려면 얼마나 힘든지.. 수요 조사해서 괜찮은데 좀 많이 만들어 달라는; 그 근처도 갈 만한 곳이 많이 없어서 더 그렇고.



매거진의 이전글 마일드 알드리지, 컬러 픽쳐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