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도서실이 있다면 참 좋을텐데
얼마 전 오랫만에 일본 소설이 읽고 싶어서 인터넷 서점을 검색하다가 아오야마 미치코의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이라는 책을 골라 읽게 되었다. 책이 너무 좋아서 작가의 작품들을 팔로잉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연말 시즌이 다가와 생각해보니 이 책은 올해 나의 베스트책이 되어 버렸다. 지난해부터 한해 동안 읽은 책 중 베스트책을 선정하기 시작했는데 작년에는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가 선정되었다. 놀랍게도 이 책은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 최신 시리즈에서 거의 메인 플롯을 당당히 담당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 누군가를 구원한다" 라는 문구가 표지에 적혀있던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에는 옴니버스식으로 여러 에피소드들이 펼쳐지는데 도쿄 마블이라는 까페와 이 까페의 주인을 거쳐가는 인물들이 하나씩 등장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얽히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도서실에 있어요" 역시 비슷한 방식이어서 이 작가는 항상 이런 방식으로 책을 쓰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동네 커센 (커뮤니티 센터)의 도서실과 그 도서실의 레퍼런스를 담당하고 있는 사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과 "도서실에 있어요" 둘 다 너무 좋았어서 베스트책 공동 수상을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요일을 선정한 이유는 이 작가를 처음 알게 해 준 책이었다는 점, 그리고 조금 더 아기자기한 감성을 전달해 주면서도 작가의 중심 메세지가 잘 드러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도서실은 다른 의미에서 굉장히 좋았는데, 조금은 드라이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었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와도 겹치는 메세지를 전달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의미를 책과 도서관이라는 소재로 다시 찾게 해주는 그런.
"도서실에 있어요" 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레퍼런스 사서로 나오는 고마치 사유리씨의 캐릭터와 그녀가 도서실에 방문해서 그녀에게 상담하는 손님들에게 무료 굳즈로 증정하는 수공예 양모 펠트 작품들이었다. 뭔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에 나올 것 같은 인물 묘사에다가 손님들의 고민들을 희한한 방식으로 해결하고 치유해주는 독특한 도서 추천과 맞춤형 굳즈 제공까지. 정말 저런 도서실이나 서점이 있으면 완전 멋지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서점 굳즈들에도 관심이 많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