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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Feb 02. 2023

내 안의 어린아이에게 세트



토이 스토리는 1편만 봤는데 본지 오래 됐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엄청 재미있다고 느끼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김이나님 책하고 같이 스토리북으로 나온다고 해서 조금 신기했다. 내면 아이 주제를 어떻게 다룰지, 토이 스토리가 어떻게 연결될지가 궁금했다.


알고 보니 “내 안의 어린 아이에게“는 디즈니, 픽사 측에서 애초에 생각한 방향과 달라서 출간되지 못할 뻔 했다고 한다. 다행히 토이 스토리 스토리북과 세트로 발간하기로 하면서 출간이 결정되었다고 하는데, 디즈니와 픽사는 뭘 원한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뭔가 책 한권으로 토이 스토리 3권의 내용이 다 요약되면서 작품의 감동 포인트나 매력 등이 잘 정리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을까 싶다. 확실히 김이나님의 책은 토이 스토리의 캐릭터들이 잠깐 잠깐 등장하지만 개인적 에세이의 형식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내면 아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나에게 이런 심리 에세이 형식도 흥미롭게 느껴졌고 이 관점에서 토이 스토리를 조금은 새롭게 읽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묘하게도 내면 아이 토픽은 참 한 사람 혹은 캐릭터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해주는 지점이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김이나님이 책 속에서 계속 자신이 장난감 덕후, 오타쿠, 수집가라고 강조하는 부분이 재밌기도 했고 공감 가기도 했다. 나 역시 덕질, 팬질, 굳즈를 참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나님은 변하는 세상 속에 변하지 않는 것이라 안정감을 주어 좋아한다고 하셨다.


내가 토이 스토리나 주인공 우디 혹은 버즈에 크게 끌리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여자이기 때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카우보이나 우주인은 내게 그렇게 매력적인 장난감들은 아니기 때문이다. 겨울 왕국의 엘사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엄청 빠져드는데 말이다.


전 세계에서 매년 빠지지 않고 극장에 올라가는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이 다시 생각났다. 장난감 판타지의 정점을 찍고 있는 작품이고 변하지 않고 사랑받는다는 점에서 마이클 잭슨 역시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이 제일 부럽다고 했다고 한다.


토이 스토리 역시 호두까기 인형처럼 장난감을 매력적으로 의인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다가온다. 그렇지만 호두처럼 판타지는 아니고 굉장히 휴먼 드라마의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장난감의 시선에서 세상을 보게 해주고, 장난감의 입장에 감정 이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은 유사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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