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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Jun 11. 2023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리얼리티 판타지




언제부턴가 (개인적으로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후라고 생각하는데) 힐링 판타지가 국내외 출판계/문학계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마음이 힘들고 치유를 원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겠지. 그리고 마치 영상이나 미술계처럼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컨텐츠들이 넘쳐나는 시대 힐링 판타지 장르물들은 그렇지 않은 공간을 선사해주는 것 같아 위안이 된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는 처음 봤을 때 책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뭔가 읽고 싶게 만드는 일러스트가 그려져있고 제목도 예쁘고 어떤 장르인지 즉시 감이 오게 만들었다. 동시에 약간 망설여졌던 것은 예전에 읽었던 ”그림자 상점“과 조금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림자 상점도 약간 세탁소의 의류/그림자 수선이 주요한 모티브였기에.


하지만 힐링 판타지 좋아하는 내게 ”마음 세탁소“는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작가가 ”그림자 상점“, ”호텔 델루나“, ”해리포터“, ”달러구트 꿈 백화점“,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등 나도 좋아하는 여러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구나라는 느낌도 들고, 최근 국내에서 이슈인 학교 폭력이나 유투버 사례들도 나와 ”리얼리티 판티지“ 느낌도 있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조금 더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었으면 했다. 주인공이 부모를 찾을 수 있었으면 했고, 그가 가진 남에게 공감하는 능력과 꿈을 실현하는 능력이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결합될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결말은 좀 평범했다. 이게 나쁘진 않은데 워낙 주인공이 마법 능력을 가진 것으로 설정되었기에 그런 기대를 했던게 아닌가 싶다.


누구나 힘들고 아픈 기억이 있을 때 그걸 지워내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을까? 마음 세탁소에서 티셔츠의 얼룩을 지우면 트라우마들이 없어지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히 힘든 자국들이 사라지면 참 좋지 않을까 싶었다. 판타지적 요소가 부족한건 약간 아쉽지만 지금 오늘을 중시하는 명상적, 심리 치유적 접근을 강조한 것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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