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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Aug 19. 2023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 게으름은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



The Psychology of Procrastination

: 헤이든 핀치 지음, 이은정 옮김


이 책을 그냥 검색하다가 눈에 들어와서 구매한 책인데 언제부터인가 “게으름“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고 읽기 시작했다. 나는 사실 크게 게으른 타입에 속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 것 같고 나 역시 MBTI 유형 중 J 지수가 상당히 높아서 계획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계획을 제대로 못세우고 실행을 못하면 굉장히 스트레스 받는 타입이라 그런 면에서는 좀 관심이 있었다.   


그러니까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어떤 계획을 우선 순위에 세워야 하는지, 그래서 지금 무엇을 더 열심히 하고 무엇을 덜 열심히 해야 하는지, 할 건 많은데 왜 하기는 싫은지, 이걸 하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런 고민들을 자주 하고는 한다. 이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나 역시 이 책에서 말하는 ”게으른 완벽주의“ 타입에 속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들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계속 생각해 나갈 주제인 것 같다.


저자인 헤이든 핀치는 게으름이 단순히 시간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일 확률이 더 크다고 하는데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니까 무언가를 자꾸 미루는데 중독이 된 사람들은 미루지 않으면 감당해야 할 여러 부정적인 감정들을 회피하기 위해 미루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과도한 미래가치 폄하”의 경향성이 있는데, 만족감을 나중으로 미루지 못하고 눈 앞에 있는 즉각적 보상과 즐거움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게으름이나 미루기의 문제가 본인의 문제지 무슨 문제냐 라고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작던 크던 어떤 일들을 자꾸 미루는 일들은 본인의 경력이나 미래, 정신과 신체 건강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치며, 그 사람의 가까운 사람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미친다. 그러니까 게으름은 결코 본인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위에까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 성향이자 습관이라는 것이다.


게으름이나 미루기가 여러 정신 건강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ADHD 환자는 특유의 산만함과 즉시적인 만족감과 보상에 집착하는 나머지 지루한 일 자체를 시작하지 못하고 회피하려는 경향이 크다. 우울증 환자는 에너지가 부족하고 세상의 모든게 소용이 없다는 생각에 우유부단해지고 결정 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불안 장애 환자들은 걱정 때문에 집중하기 어려워 한다. 이들은 심지어 성공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위의 기대가 높아지는 것도 부담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낮은 자존감이나 자신감 역시 미루기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성공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과업들을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불만족스러운 자신과 자신의 삶에 머무른다. 또한 완벽주의자들의 경우에는 너무나 높은 기준을 세워놓기 때문에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자기 비판을 하게 되는데, 과업을 미뤄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피하는 습관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이렇게 책에서 제시하는 여러 종류의 자기 제한 신념 (self-limiting belief) 들을 보고 있으니 우리가 흔히 하는 행동들이나 심리들에 대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진짜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이를 미루지 않는 것이 가져다 줄, 놀라운 삶의 질 향상에 대해 또 다시 생각해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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