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볼 생각이 없었는데 이걸 하도 보자는 사람이 있어서 보러간 오펜하이머. 세시간 넘게 양자 역학과 핵폭탄에 관련된 내용을 볼 생각을 하니 너무 우울하고 지루할거 같았다.
그런데 그렇게 보자고 했던 사람은 엄청 지루해하고 정작 나는 재미있게 봤으니 역시 세상일은 모를 일이다. 뭔가 영화 초반부 오펜하이머가 영국 유학 생활에서 힘들어하던 부분부터 공감과 몰입이 확 됐었다.
영화를 다 보고 포스터 검색하다 충격을 받은건 내가 맷 데이먼이 맷 데이먼인지 깨닫지 못했던 것!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얼굴은 익숙한데 누구더라 이랬음 ㅋㅋ
세계 대전 중 자유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하던 씬 역시 흥미로웠다. 물론 이게 미국이 아니었더라면 더 처참한 상황이었겠지 싶기도 하고 (거의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
영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스토리텔링 구성을 잘 짠 것 같다. 오펜하이머를 고용한 스트로스의 나르시시스트적 언행들이 참 흥미로웠던.
한 때 NASA 에 들어가고 싶었던 사람으로써 (난 진짜 별 꿈이 다 있었다), 다시 한 번 과학에 흥미가 생기는 느낌이었다. 아인슈타인의 생애도 영화로 보고 싶다는 생각도.
전체주의와 파시즘, 나치즘이 활개를 칠 때가 불과 몇십년 전이었다는 사실이 조금 소름이 끼칠 때가 있다. 불과 몇십년 후에는 또 어떤 세상이 펼쳐져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