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시리즈에 대한 나의 팬심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줄어들 때도 있었지만 결코 바닥나지 않았다. 오히려 어떤 계기가 있을 때마다 마음 어느 한 켠에 있던 작은 불씨가 재차 살아나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리고 슬슬 추위를 맞이하게 되는 연말은 이 특별한 판타지 시리즈를 다시 기억하기 너무 좋은 시즌이다.
이런 놀라운 시리즈를 쓴 작가에 대해 항상 호기심은 많았지만 정작 조앤 롤링의 다른 작품을 읽어본 적은 없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이어 신비한 동물 사전 등 잊을만 하면 계속 개봉하는 일련의 시리즈가 있기도 했고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마음을 먹고 다른 작품을 읽어보자고 결심해서 읽게 된게 바로 이 ”크리스마스 피그“ 였다.
간단히 이 책을 표현하자면 조앤 롤링의 토이 스토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그녀의 작품 스타일답게 토이 스토리보다 훨씬 디테일이나 상징적 의미들이 많이 등장했다. 읽기 전에는 독자 연령층이 조금 낮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해리포터와 마찬가지로 10대와 어른들이 같이 읽을 수 있는 그런 느낌의 스토리였다.
책을 읽고 나니 왠지 어떤 물건을 구입하거나, 버리거나,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것 같다. 주인공인 잭과 크리스마스 피그를 따라 ”분실물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서부터 크리스마스 트리에 장식된 오너먼트들, 그리고 어른들이 사용하는 각종 물건들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보게 되기 때문이다.
신기한 건 책에 등장하는 또 다른 중요한 등장 인물인 홀리라는 소녀가 체조를 전공했다가 나중에 음악으로 관심사가 바뀌어 기타를 배우고 싶어한다는 줄거리였다. 뭔가 나의 어린 시절과 어른이 시절의 관심사 이동과 비슷한 측면이 있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 얼마 전 읽은 “소리의 마음들“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운동과 음악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일까?
물론 조앤 롤링의 작품들 중 여전히 해리포터 시리즈가 최고이긴 하지만 (최근 읽은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연극 대본도 너무 좋았다), 신비한 동물 사전보다는 크리스마스 피그가 더 내 취향에 가까운 것 같다. 해리포터가 처음 나온지도 얼마 있으면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 그것만큼 임팩트가 있는 작품을 여태 만나지 못해 약간 아쉽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