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우예권님과 연광철님의 공연, “시인의 사랑“은 예전 선우예권님의 리사이틀 ”나의 클라라“에 이은 ”그녀의 슈만“ 같은 느낌이었다. 예권님의 앵콜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슈만의 곡이었어서 왠지 더 그런 것 같다.
왠지 이번 공연을 보면서 슈만에 대해 조금 더 가깝게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 2부에서 예권님이 솔로로 연주한 “다비드 동맹 무곡” 덕에 그랬는데 일단 너무 좋았다. 요즘 리사이틀 갈증 있었는데 약간 풀어주기도 했고..
이 곡은 슈만이 구태의연한 음악계와 결별하기 위해 가상의 두 캐릭터를 만들어 작곡한 것이라던데.. 듣다가 17번 곡인 “먼 곳에서 울리듯” 은 왠지 조울증, 조현증을 앓던 그가 왠지 잠시 자신으로 돌아온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연광철님의 베이스는 정말 든든하게 안정감을 주는 보이스였다. 고음역대를 듣기 힘들어하는데 또 저음역대 보컬은 흔치 않아 들을 기회가 많이 없었다. 내가 편하게 느끼는 여자 중저음역대보다 확 낮아 좀 신기하기도 했다.
나이가 무색하게 흔들림 없는 노래를 들려주셔서 대단하시다는 생각도 들었다. 목이라는 악기가 생각보다 관리가 쉽지 않은데 말이다. 마지막 앵콜곡 “꽃과 같은 당신은” 은 제일 부드러워서 듣기에 편하다고 느껴졌다.
예권님의 솔로 앵콜곡은 슈트라우스의 Morgen (내일) 이었는데 왠지 가장 서정적인 느낌이라 오늘 공연에서 제일 좋았다. 그리고 가곡 가사들이 시라서 참 아름다운 내용들이 많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공연 끝나고 사인회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역시 이래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이 최고라는 생각이 ㅎ 지난번 예권님과 레이첸 공연도 생각나고.. 연광철님이 앵콜 끝내고 들어가실 때 예권님 아이패드 챙겨주신거 넘 귀여우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