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연도 지휘도 사인회도 모든게 좋았다
팬데믹 때 취소되었던 예권님의 파리 챔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기대보다도 훨씬 좋아서 정말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공연이다. 이제까지 본 예권님 협연 중 가장 좋았고, 파리 챔버와 지휘자인 막심 에멜리아니체프도 인상적이었다.
파리 챔버 오케의 사운드는 뭔가 생크림 같았다. 정말 거슬리는 소리 없이 부드럽고 감미롭게 곡을 표현해주었다. 막심의 지휘는 마치 통솔력 좋은 발레리노를 보는 것 같았다. 컨템 발레 같은 지휘로 재치있게 곡을 이끌었다!
예권님이 협연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은 보통의 베토벤 곡보다는 굉장히 맑고 섬세한 느낌. 독주자와 챔버 오케와 대화하듯 주고 받는 프레이즈가 너무 예뻤다. 섬세한 피아노 협연과 잘 맞는 챔버 오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다만 1악장 끝나고 박수가 나왔는데, 그래서인지 지휘자가 2악장과 3악장은 거의 끊지 않고 바로 이어서 간 것 같기도 하다. 뭔가 요청이 있었는지 인터미션 이후, 악장간 박수 자제해 달라는 방송이 나오기도 했다.
예권님 앵콜곡은 정말 많이 들은 곡인데 뭐지 싶었는데, 베토벤 소나타 8번 2악장 (비창) 이었다. 역시 예권님 다운 잔잔한 앵콜곡도 너무 좋아서 노곤했던 요즈음이 스르륵 힐링되는 기분이어서 너무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모르고 갔는데 사인회까지 있어서 더더 좋았다. 물론 예권님이 리사이틀 작년에 했으니 올해 없다고 해서 아쉬웠지만 ㅠ 그리고 헨레 악보 색상에 작곡가 이름 쓰여진 에코백 굳즈가 너무 예뻐서 또 결국 데려오기도 했다 ㅋㅋ
파리 오케스트라 챔버와 예권님 협연 다시 하면 꼭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 작곡가 곡들도 듣고 싶고, 오랫만에 프랑스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내 귀찮아졌지만;).. 좋은 지휘자, 오케를 알게 되어 반가웠던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