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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Apr 27. 2019

국립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올해 클래식 발레는 아마도 국립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만 보게 될 듯 하다. “지젤”도 볼까 하다가 그냥 취소하고, 대신 곧 있을 대한민국 발레축제의 컨템 발레 작품과 하반기 국립발레단의 신작인 “호이랑” 정도를 생각 중이다. 지난 “허난설헌” 작품도 좋았기에 강효형 안무가의 이번 작품도 기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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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영국 로열 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DVD를 보고 안그래도 인상 깊어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국립발레단이 작품을 올려주어 너무 반가웠다. 그 어떤 작품보다 발레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들을 한껏 다양히 선보일 수 있다는 느낌이었다. 나중에 프로그램북에 실린 발레 칼럼에서 윤단우 칼럼니스트는 최초의 발레 공연이 15세기 후반 결혼식 때의 궁정발레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이러한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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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리를 걷다 보면 은은한 라일락 향기가 한창인데, 라일락 요정이 중요한 캐릭터로 나오는 이 작품을 보니 참 계절에 잘 맞게 공연한다는 느낌이었다. 또 다른 중요한 캐릭터인 카라보스는 왕실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오로라 공주에게 저주를 거는 마녀이다. 마르시아 하이데 이 안무에서 카라보스는 최근의 젠더프리 트렌드를 주도해가며 남자 무용수에 의해 연기된다. 그래서인지 공연을 보는데 보다 자연스럽게 빠져 들면서도 동시에 새로움이 같이 느껴져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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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낮 공연의 카라보스는 얼마전 수석무용수로 승급된 김기완씨였는데 이 분은 마린스키 발레단 김기민 발레리노의 친형이기도 하다. 춤 선이 날렵하시다는 느낌이 들었다. 카라보스 안무는 정말 새롭고 극적인 요소들이 많아 무척 흥미로웠다. 이재우 수석무용수 연기는 좀 더 코믹했다는 평을 본 것 같아서 두 번 볼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박예은 솔리스트가 오로라 공주, 허서명 솔리스트가 데지레 왕자, 정은영 솔리스트가 라일락 요정을 맡았는데 모두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시면서도 캐릭터를 잘 살려주셔서 몰입해서 잘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2막에서 님프들 나오는 장면이 의상도 그렇고 너무 예뻐서 잔상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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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본 클래식 발레 공연 중 거의 탑에 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악은 소멸하지 않는다” 라는 주제 테마도 마음에 들고.. 이 정도면 해외 무용단 부러워 할 필요가 없겠네 싶다. 다만 공연 작품이 좀 더 다양해지고 공연 일수가 좀 더 늘어난다면 좋을 것 같다. 발레 팬층은 날이 갈수록 두터워지는데 공연 레퍼토리나 일수가 너무 제한적이라는 느낌이다. 결론은 국립발레단 강수진 예술감독님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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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날 음악 분수에서는 너무 좋아하는 프랑스 로미오와 줄리엣 뮤지컬 OST 인 Les Rois Du Monde 가 나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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