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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Oct 08. 2019

레베카 솔닛, 어둠 속의 희망


Rebecca Solnit, Hope in the Dark

레베카 솔닛의 이런 책이 있었구나. 허난설헌/허균 탐구 중이지만 이 책을 좀 먼저 읽어야겠다. 이 책보다는 아마 맨스플레인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녀. 사실 개인적으로 쓰고 있는 글귀도 약간 이런 Hope in the Dark 의 메세지로 쓰고 있었고, 마무리하고 있는 잉여 문화에 대한 박사 논문 역시 비슷한 어조를 담고 있다.

얼마 전 서강대 문화연구 워크샵? 같은 곳에서 논문의 마무리 관련해서 발표를 했는데 한 교수가 논평을 하며 상당히 비판을 하더라. 물론 내가 국내에서는 약간 생소할 학술 에세이식의 발표를 해서 그게 못마땅해 보였을 거 같기는 한데 (문화연구 워크샵이 이렇게 보수적이다니 역시 한국이다 싶다), 무엇보다 내 논문의 결말이 마음에 안든다고 짜증을 내더라. 절망을 말하지 않고 희망을 말하면 안된다는 것이 그 논평가의 주장이었다.

그 사람의 포지션이 예측되면서도 약간 의아한 느낌이 들기는 했다. 그 포지션이라는 것은 생각 외로 "오른쪽이라기보다는 왼쪽"에 훨씬 많다. 절망을 유용하게 이용하여 포퓰리즘 (대중 선동주의) 를 원하는 이들은 좌우 모두에 있지만 "청년의 절망" 같은 경우는 왼쪽에서 고객으로 더 환영받는다. 이에 대해서는 계속 탐구해 볼 예정이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절망을 얘기해야 한다는 것인가? 더 나아가서는 희망을 이야기하지 말라는 일종의 폭력이라고 느껴졌는데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말라는 시위처럼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희망의 위기는 상상력의 위기이다. 상상하지 말라는 언설은 절망의 시대에 너무 잘 어울리는 말로 들린다. 그리고 도대체 묻고 싶다. 그 때는 논평자나 질문하신 분들에게 논문 관련해서 학술적이면서도 에스노그라피적인 이야기를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해서 못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묻고 싶었던 것 같다. "절망으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나. 절망을 이용하는 것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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