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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Dec 07. 2019

악성 나르시시스트와 그 희생자들

- 정신분석학으로 자기애성 인격장애 읽기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악성 (도착적) 자기애자는 사이코패스처럼 미쳐 날뛰지 않는다. 오히려 매우 냉정한데 그 이유는 부정하고 싶은 자신의 나쁜점을 받아 줄 샌드백 희생자를 항상 곁에 두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악성 나르시시스트는 매우 훌륭하거나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이 책의 저자인 장 샤를르 부슈는 프랑스 정신분석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이다. 단순히 심리학적 설명을 넘어서서 정신분석학적 용어들과 분석들이 많이 나오고 매우 함축적이어서 생각보다 이해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성인아이 문제나 방어기제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저자는 악성 자기애성 인격장애자들 혹은 도착자들이 부모와 심리적 근친상간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보통 이러한 문제를 가진 이들의 부모는 자식들과 건강하게 분리되지 못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것의 결과로 자식은 자신의 자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다. 이들은 좋은 자아와 나쁜 자아를 분리하고, 나쁜 자아를 희생자에게 투사•비난해 고통에서 벗어난다.

그래서 악성 자기애자들은 고통 받지 않고, 주위 피해자들이 대신 고통을 받는다. 악성 나르시시스트들은 자신의 욕망을 참을 능력이 없는 성인 아이들이기 때문에 비난 받을 행동을 하면서도 그런 행동의 원인과 책임이 실은 피해자에게 있다고 교묘하게 전가시킨다.

이들은 자기 멋대로 행동하기에 어떤 깊은 감정을 느낀다거나 피해자의 고통을 고려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일은 없다. 오히려 피해자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이들에게는 기쁨이다. 이들은 희생자가 자아의 고통을 받는 것을 보며 우월하다고 느끼고 싶어하며 자신의 잘못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악성 나르시시스트들은 도착증 부모들로 인해 자기 삶의 주도권이 없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행동의 한계 설정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이들이다. 이러한 해결되지 않은 유아기적 불안은 피해자에게 고스란히 투사되고 전가된다. 도착자들은 피해자들이 자신의 나쁜점을 가져가게 만든 다음 피해자를 파괴하면서 자신의 내적 갈등을 해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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