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차트 사재기

by 모현주



꽤 오랫동안 멜론을 쓰다가 2년 전이었나 지니로 음원 사이트 변경을 했다. 핸드폰 요금제에 지니가 묶여 있어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팬덤들이 스트리밍이나 댓글창 등을 가지고 난리를 치는 멜론이 피곤했기 때문인 이유도 있었다. 그래서 최근까지는 별 문제 없이 지니를 쓰고 있었고 얼마전 멜론의 저작권 탈취 기사를 보고 참 별 짓을 다하는구나 싶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지니도 문제의 중심에 서기 시작한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차트에 있는 곡들이 좀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멜론 이용했을 당시까지만 해도 팬덤의 사재기가 큰 걸 알았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는데 최근 지니 차트는 팬덤으로도 대중성으로도 이해가 좀 안되는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음원 서비스 차트 점령을 위한 기획사, 제작사 측의 음원 사재기가 점점 더 심해진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더라.

예전에는 기획사들이 팬덤에게 음반 판매를 집중시키는 방식이었다. 자체 사재기도 당연히 있었겠지만 팬덤의 영향력이 강했다는 이야기이다. 예컨대 사인씨디나 팬미팅 초대권 경쟁을 시켜 국내외 팬덤들이 적게는 몇장부터 많게는 수십, 수백의 음반을 사게 만드는 것이다. 최근 몇년 전부터는 음원과 SNS가 중요해지면서 팬덤들이 스트리밍 돌리기, 해시태그 사용, 뮤직비디오 조회수 높이기 등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근데 요즈음 보면 이젠 팬덤 싸움도 아니고 그냥 회사 싸움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음원 서비스 순위가 점점 더 마케팅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이젠 핸드폰 몇백대 사고 아이디 몇개 사는 등 동시 스트리밍 천개 정도 하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한다. 보통 한시간마다 차트 순위가 바뀌니까 24시간 내내 많은 이들이 특정 곡 플레이를 해야 진입 혹은 유지가 가능한데 이걸 사재기로 해버리면 활동기가 아니라 일년 내내 차트에 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확실히 요즈음에는 아무도 씨디를 듣지 않는다. 씨디를 재생할 수 있는 기기를 갖고 있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모든 것은 핸드폰으로 가능하지 않으면 뒤처지게 되는 것 같다. 음악 시장도 이에 맞춰서 앨범이 아니라 음원 중심, 음악 방송이 아니라 음원 서비스 중심이 되어가는 것 같다. 국내 팬덤이 아니라 해외 팬덤의 비중이 커져 가는 것, 국내 차트 보다는 해외 차트의 비중이 높아져 가는 상황도 눈여겨 보아야 할 것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오래전부터 탑 차트에 있는 곡들은 정말 좋아하는 두세곡 빼고는 다 믿고 거르는 편이라 차트엔 별 관심이 없다. 어차피 내 취향이 다른 사람들과 다 같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니까 말이다. 근데 최근의 분위기는 정말 이상하긴 하다. 팬덤 싸움도 아니고, 대중적 인지도나 호감도도 아니고, 차트 물갈이도 너무 안되고.. 문제가 좀 심각하다 싶다.


(*image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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