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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Nov 01. 2019

국립현대무용단, <검은돌: 모래의 기억>



국립현대무용단 신작 <검은돌: 모래의 기억> 첫번째날! 사실 처음 포스터 봤을 때부터 너무 인상적이었어서 엄청 기대하고 갔다.

역시 안성수 안무가•예술감독 답게 중독성 있는 움직임이었다. 이번 작품은 여자 무용수들이 중심이 되었는데 그녀들의 유연한 무브먼트가 정말 눈에 아른 거릴거 같다. 김민지 무용수님이었나? 솔로 동작 할 때 정말 멋있었고, 서보권님과 성창용님 듀엣도 멋졌고, 중후반부 군무 느낌 역동적면서도 화려하고 그러면서도 절제미가 느껴졌다. 수전증을 연상시키는 동작이 특히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전반부에 가뜩이나 의상도 블랙이고 조명도 어두운데 배경마저 블랙이라서 좀 어두침침하고 늘어지는 느낌이었달까. 1열에서도 뭔가 잘 안보이는 느낌이었다. 몽환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배경이 약간 푸른빛이어도 괜찮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그런 느낌이었는데, 검은돌에서 풍화되어 검은 모래 해변이 형성된 이미지가 떠올랐었다. 중반부 지나면서 음악도 점점 해금 등 여러 악기가 등장하고 사운드가 고조되면서 조명도 화려해지고 의상도 약간 바뀌어서 살짝 나아졌다.

사실 이번 작품은 프로그램북을 봐도 메세지가 막 명확히 와닿는 느낌은 아니었다. 오히려 굉장히 회화적인, 개념 미술적인 느낌의 작품이랄까. 다만 물결이 넘실대는 듯 무용수들의 몸이 넘실대고, 실타래를 놓쳤을 때 풀리는 듯한 그런 동작들, 뭔가 부드러운 마찰이 일어나는 것을 묘사하는 듯한 동작들은 현대무용과 한국무용의 콜라보의 멋진 한 방식들을 잘 표현해 준 것 같다. 자유로움과 수용적인 태도와의 조화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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