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클래식 좋아하시는 분들은 신년음악회 시즌이라 많이 다니시는 것 같다. 나의 2020 신년음악회는 바로 선우예권님의 고양 아람누리 신년음악회였다. 아람누리 처음 가봤는데 인천 아트센터처럼 멀지는 않아서 거리는 괜찮았다. 다만 음향은 예술의 전당과 비교하면 확실히 아쉬운 느낌은 약간 있었다.
⠀
지난해 예권님이 어떤 곡 듣고 싶은지 SNS에서 물어보고 이번 리싸이틀 준비하셨다고 하는데 라벨 라발스를 라이브로 들려주신다고 하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
올해는 이 독주회 말고는 거의 오케스트라 협연이어서 좀 아쉽기는 하다. 물론 지난번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와의 협연도 좋았고 10월 파리 오케스트라와의 협연도 기대하고 있긴 하지만 리사이틀의 매력이 있으니 말이다.
⠀
특히 오늘은 예권님이 거의 사회를 보는 수준의 진행 그리고 토크가 있어서 정말 약간 가수 콘서트나 팬미팅 온 느낌도 들었다. 다음 리사이틀 때는 혹시 즉석 신청곡도 받아주시는건 아니겠지만, Over the Rainbow 같은 재즈 버젼 앵콜 해주셔도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늘 브람스의 6개의 피아노 소품으로 시작해서, 베토벤의 소나타 30번,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환상곡, 그리고 라벨의 라발스 이런 구성이었다. 라발스를 제외하고는 뭔가 다 짝사랑 헌정곡이라 지난번 "나의 클라라" 리사이틀 생각도 났다.
⠀
브람스의 6개의 피아노 소품은 뭔가 들으면서 지금 시대 같으면 미니 앨범 헌정하는 느낌 같기도 했고 잔잔하지만 3, 4악장은 좀 드라마틱한 느낌이 있었다. 베토벤 소나타는 다부진 느낌이었다.
⠀
슈베르트 four hands는 최형록님과 연주해 주셨는데 드라마 밀회에 나와서 더 유명해진 곡이기도 하다. 인상 깊게 본 드라마였기에 생각나기도 했고 좋았다. 라벨은 two piano 버젼으로 임주희님과 연주해 주셨는데 진짜 앨범 듣는 느낌이었다. 2020년에 난 들을 거 다 들은 느낌이다.
⠀
기분도 별로 안좋은 일도 있었는데 라발스 듣고 나니 왜 내 스트레스가 풀리는건지 모르겠다. 같이 공연해주신 임주희님은 약간 걸크러쉬가 느껴지는 파워풀한 연주를, 최형록님은 굉장히 곱게 묶은 헤어스타일로 차분한 연주를 보여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