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랑랑이 5월 유엔씨에 공연 오는구나! 뉴욕 필하모닉은 5월에 메리 포핀스 콘서트 한다고. 미국 5월은 정말 공연 시즌이네.. 메리 포핀스 뉴욕필 콘서트는 한번쯤은 꼭 관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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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씨에는 Memorial Hall 이라는 학교 치고는 꽤 규모도 크고 시설이 좋은 공연장이 있다. 학교에 상당히 유명한 공연들이 오길래 채플힐에서 가장 좋은 공연장이라 그런가보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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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앨빈 에일리 현대 무용단, 뉴욕 필하모닉, Wynton Marsalis 가 이끄는 링컨 재즈 오케스트라, 그리고 특히 빈 필하모닉이 오는 것을 보고 놀라기는 했다. 빈필과 뉴욕필 공연을 본 것이 바로 이 유엔씨 메모리얼 홀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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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학교 안에서 볼 수 있어서 참 좋네 라고 생각했다. 사운드가 좋은 것은 잘하는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이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학위 수료를 하고 서울에 돌아와서 나중에 보니 이게 상당히 예외에 속하는 경우라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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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시카고에서 공부한 혹자가 내 얘기를 듣고 무슨 빈필이 학교 공연장에 오냐고 말도 안된다고 했는데 진짜 빈필이 학교에 와서 공연했다. 그랬더니 다른 사람이 유엔씨가 Performance Studies 로 유명해서 공연장도 굉장히 좋다고 들었다고 이야기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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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동네 더램에 있는 듀크 대학교와 차로 15분 거리의 채플힐에 있는 유엔씨 모두 공연 예술 (Performing Arts) 로 유명한 학교들이다. 요즘 많이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인문교양 (Liberal Arts) 가 강한 학교들이고 말이다. 특히 유엔씨 같은 경우는 인문사회계열이 아닌 학생들도 무조건 인류학이나 철학과 같은 인문 교양이 필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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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 메모리얼 홀이 참 특이한 케이스였다는 것을 요즘 한국에 돌아와 많이 느끼곤 한다. 그때 기억이 좋아서였는지 이제는 무용 이외의 클래식 공연도 자주 다니고 말이다. 그리고 공연장을 다니며 느낀건데 한국에는 음향이 좋은 공연장이 참 없다. 그런데 이 메모리얼 홀은 내부 인테리어는 화려하다거나 그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사운드는 매우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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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 만큼의 대극장은 아니어서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대규모 전막 발레를 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게 좀 아쉽기는 하다. 나중에 안거지만 그런 공연은 옆 동네 더램의 Performing Arts Center 로 순회 공연을 오는 것 같은데 가본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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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채플힐 바로 옆에 붙은 카보로 라는 작은 동네에 있던 인디 사운드 클럽인 Cat's Cradle 에 두어번 갔던 것 같다. 물론 유엔씨에도 꽤 유명한 인디 신스팝 그룹인 Passion Pit 등이 오긴 한거 같은데 못갔고, 캣츠 크래들에서 상당히 재미있는 신스팝이나 인디락/재즈락 그룹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학교 근처 West End 라는 와인바에서는 멋진 할배 밴드의 젠틀한 Jazz Improvisation을 보며 감탄하고는 했다. 본조비 같은 대형 밴드들은 30분 거리의 비교적 큰 규모의 랄리에 오곤 했지만 고속도로에 갇히는게 무서워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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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랑이 유엔씨에 온다니까 괜히 반가워서 아침부터 이런저런 생각이 난다. 최근에는 나의 취미 생활인 공연 관람이 코로나 때문에 상당히 제약을 받고 있어서 슬프다. 예전에 미국에 있을 땐 또 너무 바쁘고 피곤하고 여유가 없어서 좋은 공연을 아주 많이 보지는 못해 가끔가끔 아쉽다고 느끼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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