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나르시시즘 (자아도취)의 기원
에리히 프롬의 책들 중에서는 "사랑의 기술"이나 "소유와 존재" 같은 비교적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읽기도 그렇게 어렵지 않은 책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책들도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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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진면목은 읽기는 조금 어렵지만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관점의 토대들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자유로부터의 도피" 라던가 바로 이 책, "인간의 마음," 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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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부터의 도피"가 전체주의, 집단주의, 획일주의의 기원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면, 이 책은 그 보다 더 근본적인 레벨인 인간의 기본 심성에 내재되어 있는 선과 악의 문제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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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이 책을 찾은 이유는 최근 연구하고 있는 주제인 악성 나르시시스트 때문이었다. 이 "악성 나르시시스트 (악성 자아도취자)" 는 에리히 프롬이 이 책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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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보다 악성 나르시시스트 자체에 대한 언급은 많지 않았다. 대신 그런 악성 자아도취의 기원이 어디인지에 대해 간접적으로 혹은 보다 근본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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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악성 나르시시스트의 대표적 인물로 조명되는데 "죽음에 대한 사랑, 극단적인 자아도취, 근친상간적 공생 (어머니에 대한 고착)" 과 같은 특징들이 모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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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웠던 부분은 그가 개인적 자아도취와 집단적 자아도취의 연결 고리를 제공한 것이었다. 개인적 나르시시즘은 가족주의, 혈연주의, 민족주의, 국가주의, 인종주의와 같은 집단적 나르시시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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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점점 더 많이 이야기 되고 있는 나르시시스트, 악성 나르시시스트, 엠패스/엠파스, 초민감자 같은 이슈의 초기 논의 텍스트여서 반가웠다. 뿐만 아니라 이런 나르시시즘의 집단적 형태의 분석틀도 제공하고 있어서 유용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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