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로 어학 연수를 가서 유럽에 일 년 정도 머물렀을 때 가장 궁금했던게 있었다. 왜 유럽은 이렇게 5시만 되면 다들 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가고 9시만 되도 길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까. 24시간 돌아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살아온 나에게는 참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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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겪으면서 그런데 유럽의 그런 문화가 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몇백년전 산업혁명을 거치고 도시를 중심으로 전염병의 대규모 유행을 몇차례 겪은 유럽이 아닌가. 이들의 삶에 종교 시설 등에 모이는 일도, 저녁 시간에 집 외에 다른 곳에 가는 일도 조금은 줄어들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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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나는 2000년대 초반 프랑스에서 머물 때 느끼던 그 익숙한 답답함을 다시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서울이 유럽의 어떤 소규모 도시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사람들이 술자리나 종교 시설 등의 각종 오프라인 모임의 장소들에 많이 가지 않게 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고, 특히 늦은 저녁이나 주말 사람들이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게 된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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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과 주말, 휴일에 정말 닫은 곳이 대부분이고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참 이 사람들은 심심하게 사는구나 싶었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제 전 세계 사람들이 그러고 있네. 특히 서울이 이렇게 변화한 것이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뭔가 이번 시국을 계기로 이 곳의 일상들이 완전히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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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는 또 어떠한 한 해가 될까. 앞으로 인류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코로나로 정신 없었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 해를 맞이하면서 다시금 드는 생각이다. 올 해도 지난 해와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은데 어떻게 생활해가야 할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드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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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있는 삶"이 이렇게 찾아오게 될 줄 정말 몰랐지, "회식 없는 문화"가 이렇게 이뤄질 줄 생각도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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