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하루키를 읽었다. 그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이후 간만에 맘에 드는 에세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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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하루키는 하루키 답네, 라는 생각과 함께 딱히 비싼 브랜드도 아닌 티셔츠들로 책 한권을 뚝딱 써내다니 대단하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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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이를 테면 소중한 지도 교수 혹은 멘토를 두어명 꼽으라고 하면 아마 하루키는 빠지지 않을것 같다. 이를테면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글을 대하는 태도와 같은 것들은 나에게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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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하루키의 유별난 티셔츠 사랑이 아주 이상해 보이진 않는건 바로 미국에서 박사 과정할 당시 그런 사람들을 좀 봐서 그런것 같다. 대표적으로 박사과정 지도교수 중 한명이었던 래리 그로스버그도 하루키에 지지 않을 컬렉션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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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보다 더하면 더했는데, 그의 티셔츠에는 그가 하고 싶은 메세지가 은근히 담겨 있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다른 이들이 입는 티셔츠에도 엄청 관심이 많아 자주 물어보곤 했다. 그래서 가끔 그의 수업을 갈 때 뭔가 메세지 담긴 힙한 티셔츠 같은걸 입고 가면 좋을거 같은데, 와 같은 부담 아닌 부담이 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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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역시 미국 생활을 오래 했어서 그런지 이런 영향을 많이 받은것 같다. 하지만 어쩐지 조금 일본적이기도 한게 그는 눈길을 끄는 셔츠는 모으기만 하고 부담스러워 입고 다니지는 않는다고. 또한 딱히 별 의미 없는 홍보용 티셔츠들도 나름의 이야기를 새겨 수집하는게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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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주로 수집하는 굳즈는 해리포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알라딘 도서 굳즈들, 그리고 스타벅스 이벤트 굳즈들이긴 한데.. 책을 읽고 나니 나도 하루키씨처럼 하와이의 굿윌 스토어 같은데 들러 이를테면 공룡이나 달, 팬케이크나 유니콘 등이 그려진 티셔츠 같은걸 사고 싶다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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