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 이야기

정원의 쓸모

by 모현주




큰 생각 없이 구매해서 읽게 된 책인데 생각보다 깊이도 있고 꽤 길어서 오래 읽은 책이다. 정신의학, 식물학, 인류학, 심리학, 종교학, 철학, 역사학 등 광범위한 인문사회 지식들을 담고 있지만 머리 아픈 책이 아니라 읽으면서 힐링되는 느낌을 받는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내가 처음 정원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게 된 곳은 바로 할아버지가 지은 단독주택의 예쁜 정원이었다.

지금은 그곳에 빌라가 지어져 있지만, 그 이전 2층으로 된 정원에 피던 빨간 장미꽃들과 붓꽃, 봉숭아꽃이나 강아지풀, 사루비아꽃들이 기억난다.

그 이후 내게 정원의 기억은 프랑스 뚜르에 있을 때 거기 있던 퍼블릭 가든이었다. 규모가 엄청 크진 않았지만 커뮤니티 가든 치고는 제법 사이즈도 있었고 아름다웠고 관리도 잘 되었던 것 같다.

프랑스 체류 이후 뉴욕에 잠시 있을 때 센트럴 파크는 다소 충격으로 다가왔다. 맨해튼의 한가운데 이렇게 큰 공원이 있다니.. 전세계 많은 아티스트들이 꿈꾸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이 센트럴파크 전망을 가진 집이라고 한다.

사실 뉴욕에서 머물던 기간이 아주 길지는 않아서 아직도 센트럴 파크는 제대로 다녀보지 못했다. 대신 맨해튼 남단 월스트리트 아래 다소 소규모의 배터리 파크를 몇번 다녀오며 예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최근 나의 정원에 대한 장소성을 형성하고 있는 곳은 바로 한강시민공원이다. 프랑스의 정원이나 미국의 공원처럼 아름답진 않지만 한강뷰를 가진 시민 공원이 있어 산책하기 참 좋다는 생각을 한다.

가까운 미래에 기대하는 것은 바로 용산 공원인데 미국 기지가 철수하고 들어설 공원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에 희생되지 않고 많은 이들의 안식처, 그리고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어줄 곳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랄 뿐이다.

책은 정원이나 원예 활동이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으로 큰 고통을 겪은 이들에게 치유와 위안을 안겨주는 다양한 예시들을 다룬다.

정원은 우리가 고립감이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외부 세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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