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 이야기

시처럼 쓰는 법, 글쓰기가 주는 치유적 힘

by 모현주


초등학교 때 나만의 비밀 노트 같은 곳에 시를 쓴 적이 있다. 동시 같은 느낌이었는데 뭔가 간단한 그림도 곁들여진 그런 나만의 시집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개인 소장용 독립 출판?은 초등학교 시절 시작되었다.

어린 아이가 왜 시를 쓰고 싶어했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그때도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가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막막했던 시기였고 나는 시를 썼나보다.

사실 글쓰기에 관심이 있어서 우연히 발견하고 구입한 책이었는데 저자의 경험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포엠 스토어” 라는 것을 만들어서 사람들의 경험과 감정들을 듣고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시를 써주는 그런 사업을 했다고 한다. 개인 맞춤형 시 판매 서비스라니 뭔가 굉장히 신선했다!

책을 읽어보니 저자 역시 엠패스, 초민감자 성향이 강해보였다. 그리고 그렇기에 자신의 세계를 치유하고 또한 지켜가기 위해 글쓰기와 시쓰기를 했다고 한다. 시적 글쓰기가 주는 치유의 힘을 아는 그녀는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시를 선물하는 팝업 스토어 같은 상점을 운영했던 것이다.

마치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에서 화가들이 관광객들의 초상화나 캐리커쳐를 그려주고 돈을 받는 그런 것을 떠올리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포엠 스토어는 약간 심리 치유적 창작 상품이라는 면에서 새로웠던 것 같다. 음악 산업에서 전업 작사가가 하는 일들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못지않게 힘든 시간을 보내던 몇년 전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 글귀를 올리고 그것들을 모아 감정 생각 에세이 두권을 독립 출판 하면서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이후에는 그 일을 계기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작업도 시작하게 되었고, 심리 유투버로서 스크립트들도 쓰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작업들 외에도 다시 달빛 에세이를 썼던 그 때처럼 일상적 글쓰기를 조금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글쓰기를 잘 이어갈 때와 아닐 때의 차이를 느끼기 때문이다.

마침 요즘 숨고를 통해 글쓰기 개인 레슨을 하면서 다시 글쓰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하다.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잘 들여다보면서 이를 글로 풀어내는 일들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과 온오프라인 레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글쓰기 레슨이 포엠 스토어와 조금 비슷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상적 글쓰기이든 혹은 특정 목적의 글쓰기이던 간에 자신이 어떤 것을 표현하고 소통하고자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리고나서 그런 마음들을 잘 전달하는 것은 그림 그리기나 악기 연주, 혹은 운동처럼 많은 시간을 들여 연습이 필요한 일이다.

뭔가 글은 쓰고 싶은데 단기간에 자기 마음대로 글이 안 나오는 것 같아 포기하거나 그만 두시는 분들을 몇번 보다가 사람들이 글 혹은 글쓰기에 대해 너무 어렵게 혹은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글쓰기는 자신과의 대화이자 타인들과의 대화이고, 이는 아무 노력 없이 되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책을 읽으며 글쓰기가 주는 치유적 힘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운문과 산문의 어느 중간 즈음에 위치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시들도 꽤 있었던 것 같다. 시적인 에세이 같다는 느낌이어서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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