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바도르 달리전
얼마 전 예술의 전당에서 초현실주의 거장전 잘 보고 와서, 살바도르 달리전도 겸사겸사 보면 좋겠다 싶어 DDP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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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 부근에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웨이팅은 아예 없었지만 전시장 안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차분히 전시 보기는 힘든 상황이었고, 전시 나올 때는 웨이팅이 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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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무의식의 꿈과 현실을 잇는 작업으로 유명한데, 오늘 전시를 보며 느낀 점은 초현실주의라기 보다 하이퍼 리얼리즘이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초현실주의 작가들은 너무 상업 지향적 달리와 결별했다고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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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팝아트 작가들과 잘 맞았구나 싶기도 하고.. 이번 전시에서 달리에 대해 좀 새롭게 알았던 것은 판타지 동화들의 삽화 작업도 많이 했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앨리스나 돈키호테 같은 책들의 삽화를 그렸지만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좀 더 고전적이고 세밀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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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달리의 아이콘 같은 작품인 녹아내리는 시계의 이미지는 확실히 무의식의 어떤 부분을 확 건드리는게 있는 것 같다. 전체주의의 부흥, 연이은 세계 대전과 독일 나치의 유대인 학살로 인간성이나 진보에 대한 가치들이 의심될 때 그 무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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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광야, 사막의 이미지 또한 그 당시 사람들의 무의식을 건드리는 이미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공허함이나 당혹감, 갈증과 현기증은 마치 달리가 자신을 대상으로 미술 심리 치료를 한 듯한 작업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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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그림들이 좀 답답하기도 했다.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현실과 연결시켜 버리니 현실 이외의 것들이 증발해 버리는 느낌이다. 이건 프로이트와 융의 정신 분석에서도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답답하고 회귀적으로 보이는 부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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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은 기본적으로 사진 촬영이 금지이고, 후반부 촬영이 가능한 파트가 조금 있다. 엄청 신나서 본 전시는 아니었지만 요즘처럼 문화 예술 생활 즐기기 어려운 때에 반가운 전시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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