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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Dec 20. 2021

초현실주의라기 보다는 극사실주의

- 살바도르 달리전




얼마  예술의 전당에서 초현실주의 거장전  보고 와서, 살바도르 달리전도 겸사겸사 보면 좋겠다 싶어 DDP 향했다.

점심 시간 부근에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웨이팅은 아예 없었지만 전시장 안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차분히 전시 보기는 힘든 상황이었고, 전시 나올 때는 웨이팅이 꽤 있었다.

달리는 무의식의 꿈과 현실을 잇는 작업으로 유명한데, 오늘 전시를 보며 느낀 점은 초현실주의라기 보다 하이퍼 리얼리즘이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초현실주의 작가들은 너무 상업 지향적 달리와 결별했다고도 하고.

이래서 팝아트 작가들과 잘 맞았구나 싶기도 하고.. 이번 전시에서 달리에 대해 좀 새롭게 알았던 것은 판타지 동화들의 삽화 작업도 많이 했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앨리스나 돈키호테 같은 책들의 삽화를 그렸지만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좀 더 고전적이고 세밀한 그런..

그렇지만 달리의 아이콘 같은 작품인 녹아내리는 시계의 이미지는 확실히 무의식의 어떤 부분을 확 건드리는게 있는 것 같다. 전체주의의 부흥, 연이은 세계 대전과 독일 나치의 유대인 학살로 인간성이나 진보에 대한 가치들이 의심될 때 그 무력감..

그리고 광야, 사막의 이미지 또한 그 당시 사람들의 무의식을 건드리는 이미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공허함이나 당혹감, 갈증과 현기증은 마치 달리가 자신을 대상으로 미술 심리 치료를 한 듯한 작업같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그림들이 좀 답답하기도 했다.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현실과 연결시켜 버리니 현실 이외의 것들이 증발해 버리는 느낌이다. 이건 프로이트와 융의 정신 분석에서도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답답하고 회귀적으로 보이는 부분들이다.

전시장은 기본적으로 사진 촬영이 금지이고, 후반부 촬영이 가능한 파트가 조금 있다. 엄청 신나서 본 전시는 아니었지만 요즘처럼 문화 예술 생활 즐기기 어려운 때에 반가운 전시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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