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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Dec 30. 2021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 달러구트 꿈 백화점

-  나의 2021 베스트 책


연말이 되니 올해의 책 리스트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물론 지금 내가 북클럽을 하고 있어서 더 관심 있게 보이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러 리스트를 보며 느끼는게 정말 올해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해였구나 라는 생각이다. 알라딘 올해의 책 2021 리스트를 찾아봤더니 역시 달러구트가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북클럽은 약간 자유 형식으로 각자 읽고 싶은 책을 많이 읽었는데 그 중 달러구트도 속해 있었다. 물론 이런 류의 판타지를 좋아하는 나의 추천이었다. "한국의 해리포터" 라는 홍보 문구에 해덕은 또 심히 끌리기도 했고 말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고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이제 국내에서도 이런 책을 쓰는 작가가 생겼다는 사실이었다. 해리포터를 떠올리게 만들 만큼 상상의 세계를 자극하고 뭔가 영화화가 되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책이었다. 2권이 생각보다 빨리 나와 반가웠고 1권 만큼의 신선함은 아니었지만 등장 인물들에게 보다 애착이 가고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꿈을 파는 백화점" 이라는게 실제로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책을 읽으며 많은 이들이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책 읽는 내내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달러구트 1권을 5월에 읽고 2권을 8월에 읽었는데, 조금은 비슷한 류의 책으로 눈길이 가서 11월에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읽게 되었다. 그리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내가 올해 읽은 베스트 책으로 선정되었다. 물론 미드나잇은 알라딘 올해의 책 2021에서도 16위를 하는 등 여러 리스트에 추천 도서로 올라있다. 둘 다 내가 좋아하는 류의 판타지 장르에 관심 있는 심리 주제까지 다뤄 사실 우열을 가리긴 힘들지만 미드나잇이 1위가 된 이유가 있다.

달러구트가 꿈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미드나잇은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달러구트는 꿈의 세계를 무한대로 확장시킨다면, 미드나잇은 삶의 세계를 무한대로 확장시킨다. 달러구트에게 꿈과 현실의 연결점은 상황이나 개인 맞춤형 꿈들을 살 수 있는 백화점이고, 미드나잇에게 삶과 죽음의 연결점은 가능할 수 있었던 삶들을 담은 책을 고를 수 있는 도서관이다. 백화점이나 도서관 모두 일상적인 삶의 장소들인데 이 책들에서는 비-일상적인 장소들로 변신한다는 것은 두 책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읽으며 중요한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질문을 던지게 만들고 그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아마도 올해의 책 1위 선정 이유가 아닐까 싶다. 질문은 바로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면 행복할까?" 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으면 막연히 행복해 질거라는 생각을 흔히 한다. 물론 나이를 하나씩 먹어가며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는 것은 많이 체득하고 있기야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많이 들었던 생각은 뭔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도 괜찮을 수 있지만 사실 지금 이대로도 크게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보일 수 있다는 것.

어찌보면 그렇게 새로울 것 없는 커보이지 않은 교훈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현실에의 긍정" 같은 이야기도 뭐 하루이틀 듣는 이야기도 아니긴 한데, 여자 주인공인 노라 시드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자신이 막연히 살고 싶어했던 삶들을 하나씩 방문해보고 실제로 그 삶들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살펴보는 여정을 따라가며 뭔가 조금 더 생생하게 체험이 되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정말 특정 선택을 했을 때 꿈 같은 삶들을 살았을 수도 있지만,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도 우리의 선택들과 마음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니 현실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다가오는 2022년에는 또 어떤 새로운 책들을 만나게 될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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